‘리그 5할 타자’ 와 ‘공포의 스위치 타자’의 맞대결이 점입가경이다. 리그 외국인 선수로 활약 중인 호세 페르난데스(32ㆍ두산)와 멜 로하스 주니어(30ㆍKT) 얘기다. 페르난데스와 로하스는 리그 타격 1, 2위에 나란히 오르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리그 2년차 페르난데스는 최근 4경기에서 무려 12개 안타를 몰아치면서 25일 현재 시즌 타율을 정확히 0.500(17경기 72타수 36안타)로 맞췄다. 타율과 최다 안타, 출루율(0,531) OPS(1.295ㆍ장타율+출루율), 득점(18점)까지 5개 부문에서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수치상으로는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014년 서건창 201개)은 물론, 300안타까지도 가능하다.
꾸준함도 돋보이는데, 17경기 가운데 12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역시 리그 1위 기록이다. 또 지난해 9월 16일 잠실 키움전 이후 29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투고타저 시즌이었던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한 페르난데스는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0.344의 고타율을 선보였는데 올해 역시 ‘강한 2번’의 교과서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페르난데스가 2번에서 워낙 잘해주고 있다”면서 “중심 타선과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난다”라고 평가했다.
로하스 역시 만만치 않다. 시즌 타율 0.423(71타수 30안타ㆍ2위)로 페르난데스를 바짝 추격 중이다. 17경기 가운데 16경기에서 1개 이상의 안타를 기록했고 멀티히트 경기도 11경기(2위)다. 소속팀의 중심타자 강백호와 유한준이 모두 부상 이탈한 상태에서도 팀 타율 2위의 선봉장 역할을 묵묵하게 수행 중이다. 특히 로하스의 잡아당기는 타법에 대비해 상대 팀은 강력한 수비 시프트를 하고 있는데, 로하스는 이마저도 뚫어내며 고타율을 선보이고 있다.
스위치타자인 그는 좌타석(0.404)에서도, 우타석(0.474)에서도 꾸준하다. 특히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 LG전에서는 역대 3번째로 좌ㆍ우 연타석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잠실구장에서는 처음 나온 인상적인 기록이다. 로하스는 한 경기 좌우타석 홈런을 3차례(2018, 2019, 2020) 기록했는데 모두 LG전이란 점도 이채롭다. 4시즌째 맹활약으로 ‘노학수’란 별명을 얻으며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로하스는 페르난데스에 대해 “굉장히 좋은 타자”라고 평가하면서도 “비교하지 않으려 한다. 오히려 나는 내 자신과 경쟁하고 있다. 지금의 나보다 더 잘하려고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산과 KT는 올 시즌 두 번의 맞대결에서 1승씩 나눠 가지며 장군 멍군을 불렀는데 당시에도 둘은 나란히 5안타를 때려내며 팽팽하게 맞섰다. 두 팀은 내달 2일부터 수원구장에서 다시 맞대결을 펼친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이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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