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방역당국에 대책 요구
방역당국 확진자 수 가장 많은 ‘2030’ 관리 못하고 ‘뒷북’만
이대로 두면 수도권 유흥가 감염진원지 되고 여름철도 안심 못해
“조짐이 좋지 않습니다.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수도권 대유행을 알리는 전조증상일 수 있습니다. 방역당국이 ‘2030’에 대해 신속하고 과감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평생 신종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를 연구하고, 각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치료해온 감염병 전문가인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60)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하고 있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신종 코로나 2차 대유행, 특히 수도권 대유행을 야기 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특히 바이러스 숙주 역할을 하고 있는 ‘2030’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금이라도 방역당국이 선제적으로 20~30대가 밀집하는 수도권 유흥가 일대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정착해 숙주(인간)를 감염시키고 있음을 알게 해줬다”며 “특히 이번 집단감염은 20~30대가 숙주역할을 하고 있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이른바 ‘N차 감염’이 지속돼 서울 등 수도권 유흥가가 감염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방역당국은 클럽도, 노래방도 일이 터지면 집합금지명령을 내리는 등 ‘뒷북’을 치고 있다”며 “신천지 탓만 할 게 아니라 이들을 관리해야 대규모 집단감염을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5일 0시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 전체 확진자 1만1,206명 중 20~30대 확진자 수는 4,358명으로 38.89%에 달한다.
김 교수는 사태 초기와 달리 국민들이 신종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져 여름철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방역당국과 국민들이 일일 확진자 수에 의존해 사태를 바라볼 경우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대유행이 닥쳐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아마도 지역사회에는 매일 발생하는 확진자보다 약 5~10배 정도 확진자가 숨어있을 것으로 추정돼 일일 확진자 수에 급급하면 대유행을 막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태 초기와 달리 분위기가 넘어가 여름철도 낙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K 방역’도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모래성에 불과하다며 국민들에게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K 방역은 진단ㆍ치료ㆍ격리ㆍ추적과 함께 국민들의 참여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20~30대의 어려움과 답답함은 이해하지만 희생과 배려를 하지 않으면 가족은 물론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할 수 없어 이들 연령층의 상황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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