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위태롭고 급한 멸종 위기에 처한 장수(將帥)거북이 인도네시아 한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몸길이가 3m를 넘기도 하는 장수거북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거북으로 평균 수명이 150년이다.
25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말루쿠주(州) 암본섬의 아실룰루 해변에서 23일 현지 어민들이 몸길이가 1.8m, 너비는 1.4m인 장수거북을 발견했다. 어민들은 “강한 해류에 휩쓸려 산호초 같은 단단한 물체에 부딪혀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5월 23일은 모든 거북을 보호 및 보존해야 한다는 취지의 ‘세계 거북의 날’이다.
장수거북의 죽음은 인도네시아에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30일엔 수마트라섬 북부수마트라주(州) 중앙 타파눌리 일대 해변에서 알을 낳던 장수거북이 지역 주민에게 잡힌 뒤 죽임을 당했다. 이 거북은 몸무게가 213㎏, 몸길이는 2.13m에 달했다. 장수거북의 몸은 육류로 취급돼 지역 주민들에게 팔렸다.
장수거북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 위기 동물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단계인 ‘위급’에 속한다. 사냥 당하고, 알을 뺏기고, 그물에 걸리고, 배와 충돌하고, 비닐 같은 플라스틱을 먹고 장폐색에 걸리는 등 인간들에 의해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대부분 거북들과 달리 등이 뼈로 이루어지지 않고 살로 이뤄져 있다. 등 표면은 가죽질 피부로 덮여 있어 영어 이름이 가죽등(leatherback)거북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거북으로, 전체 파충류 중에서도 세 종류 악어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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