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쿠데타” 반발
최근 5선에 성공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부패 혐의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했다. 이스라엘 총리가 형사 재판을 받는 건 처음이다.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뇌물수수 혐의 등 피고인 자격으로 예루살렘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재판에 앞서 “(형사 기소는) 국민 의지에 반하는 정치적 쿠데타 시도”라며 검찰과 경찰이 자신의 축출을 위해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법원은 7월 19일로 예정된 다음 재판에는 네타냐후가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수백명의 시민은 이날 예루살렘의 총리 관저 근처에 모여 그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번 재판은 당초 3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두 달 연기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이스라엘 검찰은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 비리 혐의로 네타냐후를 기소했다.
다만 이번 재판이 네타냐후의 정치적 입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대 수년이 걸릴 것(로이터통신)”이란 분석을 감안하면 그의 지위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네타냐후는 17일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 등과 새 연립정부를 출범시켰다. 그가 18개월 동안 총리직을 먼저 맡고 간츠가 내년 11월 자리를 이어받는 ‘윤번제’안에 합의했다. 만약 네타냐후가 재임 중 실형을 선고 받으면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하지만 임기 종료 시까지 재판 지연 등 시간을 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집권 리쿠드당을 이끄는 네타냐후는 14년 2개월을 재임해 이스라엘 사상 최장수 총리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