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보좌관 “홍콩 국보법 제정시 특별지위 철회” 재차 경고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1986년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비유하며 미 행정부의 고강도 비난 수위를 이어 갔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불명성과 은폐 가능성을 거듭 지적한 것이다. 최근 쟁점으로 불거진 ‘홍콩 국가보안법’을 놓고도 중국 정부가 제정을 강행할 경우 제재를 재차 경고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24일(현지시간) NBCㆍCBS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의 바이러스에 관한 은폐는 체르노빌과 함께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부터 10~15년쯤 뒤에 (미 케이블 채널인) HBO 특집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BO가 지난해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체르노빌 참사를 주제로 소련의 은폐 및 축소 등을 담은 드라마를 방영한 사실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중국 정부에 은폐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모른다”면서도 “그것이 지방 공무원인지, 중국 공산당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는 은폐다. 우리는 결국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들(중국)은 세계에 바이러스를 풀어놨으며 이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수조달러를 미국인의 경제적 재산에서 파괴했다”고 맹비난했다.
홍콩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그들이 국가보안법으로 홍콩을 장악하려는 것처럼 보인다”며 “중국이 장악하면 홍콩은 아시아 금융 중심지로서 남을 수 있을지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보법 제정 시 미국이 현재 무역, 관세 등에 있어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회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어 국보법이 제정되면 글로벌 자본 유출은 물론 두뇌 유출까지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시진핑 주석과 중국 공산당에 실질적 타격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많이 나온 브라질로부터의 여행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인터뷰 직후 백악관은 브라질발 여행객의 미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또 화상 회의로 열기로 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내달 말 오프라인으로 개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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