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을 배신했다.”
영국 통치 시기 홍콩의 마지막 영국 총독인 크리스 패튼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추진에 대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패튼 전 총독이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영국은 홍콩을 위해 (법 제정에 맞서) 싸워야 할 도덕적, 경제적, 법적 의무가 있다”며 “중국이 홍콩을 배신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패튼 전 총독은 “홍콩의 자율성은 지난 1984년 중영 공동 선언에 담긴 ‘일국양제’ 정신에 따라 보장돼 왔다”며 “그러나 중국은 홍콩보안법을 통해 이 선언을 파괴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중국이 새로운 독재를 펼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며 “영국은 중국이 일국양제 정신을 파괴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지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패튼 전 총독은 “중국에 머리를 조아리면 횡재할 것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며 “중국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무역의 기회를 놓칠 것이라고 스스로 속이고 있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패튼은 지난 1997년 영국이 150년 홍콩 통치를 마치고 중국으로 이양할 당시 총독을 역임한 인물이다.
한편 룽천잉 전 홍콩 행정장관도 같은 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반환에 앞서 해체된 홍콩 정보부를 언급하며 “싱가포르에는 정보부가 있고, 미국에는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각종 기관이 있지만 홍콩에는 없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이 (정보부 설립으로) 보안 공백을 메우려 할 텐데 홍콩에는 그런 기구가 필요 없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