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취임 후 “임무 다 하고 찾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1주기인 23일 청와대에 머문다. 특별한 애도 메시지도 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가슴에만 간직하겠다”는 취임 당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11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수되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이래 줄곧 추도식을 찾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당시 추도사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 뵙겠다”며 “그때 다시 한 번, 당신이 했던 그 말, ‘야, 기분 좋다!’ 이렇게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십시오”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둠으로써 정치적 오해를 피하고 계파주의 극복의 모범을 보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이후 실제 추도식에 참여하지 않았다. 2018년에는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숙 여사와 방미 중이었고, 서거 10주기였던 지난해에는 김 여사만이 추도식을 찾았다.
다만 노 전 대통령 기일 즈음마다 애틋한 그리움을 표현해 왔다. 지난해에는 추도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2001~2009년 재임)을 만나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는 대화를 나눴다. 올해는 5ㆍ18 민주화운동을 계기로 진행한 광주MBC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생각나는 인물로 노 전 대통령을 꼽았다.
올해는 문 대통령은 물론 김 여사도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대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김광진 정무비서관이 참석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추도식이 규모가 줄어든 것을 감안했다고 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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