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과일, 야채를 넘어 이번엔 책이다?
인터파크의 ‘하루배송 plus’에 이어 교보문고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예스24도 아침배송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온라인 유통업계의 새벽배달 서비스 경쟁이 서점계로 번져 나가고 있다.
교보문고는 지난 22일부터 인기 도서 200종에 한해 밤 12시 전까지 SSG닷컴에서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6시 전에 받아 보는 새벽배송 서비스 시행에 들어갔다. 앞서 인터파크 도서가 저녁에 주문한 도서 상품을 다음 날 오전까지 배송해 주는 ‘하루배송 plus’ 서비스를 12일부터 선보인 데 이어 열흘 만이다. ‘하루배송’ ‘새벽배송’ 등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잠들기 전 주문해 다음 날 아침에 받아 본다”는 전략은 똑같다.
아침배송 서비스는 사실 온라인 유통업계의 가장 큰 화두였다. 2015년 100억원대였던 시장은 지난해 8,000억원대로 5년 사이에 무려 80배나 급성장했다. 서점가의 아침배송 경쟁은 기존 유통업계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이뤄졌다.
인터파크는 기존에 도서 배송을 대행해 오던 CJ대한통운의 물류ㆍ유통망을 확대, 책 전체를 대상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책 이외 온라인 배송 업무가 많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반면 교보문고는 전체 책을 대상으로 하진 않는다. 진영균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과장은 “SSG닷컴의 새벽배송 대상 물품에 교보문고 도서 가운데 200종을 추가했을 뿐 교보문고 도서 전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존 아침배송 대상 품목이 대개 채소, 과일, 생선, 육류 등 신선식품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서점들이 여기에 가세하는 건 과열 경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구체적인 시장 분석이 있는 것 같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러니까 시도해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평일 낮 시간대에 책을 받아 보기 힘든 직장인,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1인가구 시장 등을 노려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영향도 있다. 접촉을 꺼리는 언택트(Untact) 분위기가 퍼져 나가면서 온라인 선호가 늘어난 데다, 이제 학교들도 개학을 하는 분위기여서 급히 참고서나 학습서를 준비해야 하는 학부모들의 수요를 겨냥한 측면도 있다. 실제 인터파크의 경우 아침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열흘 동안 해당 시간대 판매량이 전월 대비 10% 정도 늘었다.
당분간 온라인 배송서비스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온라인 서점 예스24도 참여를 검토 중이다. 김정희 예스24 뉴미디어 팀장은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긴 어렵지만 긍정적으로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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