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딸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창형)는 22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43)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7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부모로서 정상적인 훈육이나 체벌이라고 볼 수 없다”며 “여행용 가방에 갇혀 고통으로 목숨을 잃게 된 피해자의 죽음은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고 훈육으로 가족을 잃게 된 큰 딸의 성장 과정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살해 의사를 갖고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고 평생 죄책감으로 살 것으로 보이며, 형사처벌 전력 등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하게 고려했다”면서도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 사람마다 평가가 많이 다를 수 있지만 모든 사정을 고려해도 행위와 결과가 모두 중대한 이 사건에서 양형 기준에 미달하는 형을 선고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재판부 결론”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관악구 자택에서 자신에게 거짓말을 자주 하고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5살 딸을 여행용 가방에 3시간가량 가둬 질식사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사건 당일 “아이가 전혀 반응을 하지 않는다. 살려달라”고 울면서 인근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딸의 신체 곳곳에 멍이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의료진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씨는 이전에도 수차례 딸을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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