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왜 왔니’가 한국의 전통 놀이라는 교육부의 정책 연구 결과는 잘못된 것이라는 향토박물관장의 주장이 나왔다.
임영수 연기향토박물관장은 21일 오후 세종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부가 최근 한국민속학회에 용역을 준 ‘초등교과서 전래놀이의 교육적 적절성 분석 정책연구’에서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우리 전통놀이라고 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용역에서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우리 전통 놀이이자 세계적인 보편적 놀이라고 했지만 일본의 놀이노래 ‘하나이치몬메(花一もんめ)’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게 임 관장의 주장이다.
임 관장은 이런 주장의 근거로 둘 다 여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고, 꽃으로 비유해 사고파는 행위를 하는 점, 놀이를 문답형태로 주고받으며 가위바위보를 해서 한 명을 데려가는 점을 들었다.
임 과장은 “이 놀이가 영덕군과 영일만 일대에서 전래한 민속 ‘월월이 청청’, ‘절구세’ 놀이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놀이 대상과 시간대, 방식, 놀이말 등 여러 면에서 다르다”고 따졌다.
그러면서 “일본 놀이학자들이 한국민속학회에서 자료를 요청해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고 했지만 민속학회는 그것을 모두 묵살하고, 일본 교수를 만나지 못했다거나 자료가 없다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보고서를 냈다”고 주장했다.
임 관장은 특히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일본 놀이라고 증언한 일본 놀이학자들의 영상과 음성 녹음, 책자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임 관장은 “역에 참여한 한 놀이학자의 주관적 의견이 보고서 집필 과정에 대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잘못된 보고서의 원인을 지목했다.
임 과장은 “허술하게 보고서를 낸 것은 그대로 둘 일이 아니다. 교육부에서 부끄러운 놀이를 한시바삐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관장은 이어 “그동안 수집한 자료를 정리해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보고 참고할 수 있도록 책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해 교과서에 수록된 전통놀이 일부가 일본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용역을 의뢰해 최근 그 결과를 내놨다. 용역에선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일본 놀이 ‘하나이치몬메’과 비슷한 점이 있지만 노래 선율이나 가사 내용이 전혀 달라 일본에서 유래한 게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