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가 재개를 앞두고 본격적인 팀훈련을 시작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설렘과 불안감이 공존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불안감에 훈련에 불참을 선언했다.
EPL 사무국이 지난 18일(현지시간) 훈련 재개를 허용함에 따라 각 구단들은 20일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대신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제재가 따라 붙었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은 5명 이하 그룹별로 75분 내에 훈련을 마쳐야 하고, 거리를 두는지 확인하기 위해 위치정보시스템(GPS) 추적기술까지 동원하기로 했다. 700여명의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도 마쳤다.
이처럼 안전에 만전을 기했지만 훈련 현장의 분위기는 극과 극이었다. 일부는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훈련에 기쁨을 드러냈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53) 감독은 훈련 첫날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46년 전쯤인 첫 등교 날처럼 일찍 눈이 떠졌다”며 “멜우드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며 훈련 재개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 복귀한 손흥민(28)도 밝은 얼굴로 훈련에 참가하는 모습이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라오기도 했다.
반면 훈련 재개에 대해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첼시의 은골로 캉테(29)는 훈련을 거부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캉테는 구단의 허락을 받고, 훈련 두 번째 날 불참했다”며 “팬데믹(Pandemicㆍ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여전히 국가 봉쇄 조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훈련을 재개하는 데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캉테는 11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형을 2018년에 심장마비로 잃었는데, 자신 역시 2018년 3월 첼시 훈련장에서 갑자기 기절했던 기억이 있어 건강에 대한 염려가 크다. 캉테를 비롯해 트로이 디니(32ㆍ왓포드), 타미 아브라함(23ㆍ첼시) 등도 훈련에 불참 의사나 우려를 표했다.
한편 지난 3월 13일 코로나19 여파로 중단을 발표한 EPL은 오는 6월 12일쯤을 재개 시점으로 잡고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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