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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등교 이틀만에 첫 ‘학력평가’… 교실엔 불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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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등교 이틀만에 첫 ‘학력평가’… 교실엔 불안감이

입력
2020.05.21 14:29
수정
2020.05.21 14:48
0 0

학교측 방역철저 방침…실천 미지수

교실 책상 좌우 1m 앞뒤 30cm 불과

등교 직후 시험에 학생들 불만도

21일 오전 경기 수원시 조원고교 학생들이 교실에 앉아 자습을 하고 있다. 20일 첫 등교 후 이튿날 치러지는 전국연합학력평가에 교사와 학생 모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임명수 기자
21일 오전 경기 수원시 조원고교 학생들이 교실에 앉아 자습을 하고 있다. 20일 첫 등교 후 이튿날 치러지는 전국연합학력평가에 교사와 학생 모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임명수 기자

“완벽하게 지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경기 수원시에 있는 조원고교 김영창 교장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전날 첫 등교 후 이튿날인 21일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인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이뤄진 데 대한 현장의 고충이 그대로 묻어났다.

김 교장은 “등교 직후 시험을 치르니 솔직히 긴장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치러지는 시험이지만 아이들도 원격수업 등을 통해 얻은 실력을 최대한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한 교사도 “오늘 시험을 위해 일주일 전부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든 상황을 연습했다”며 “쉬는 시간에도 교사들이 복도에 나와 지도할 예정이고 점심시간 식당 이용도 각 반별로 한 방향만 보고 먹을 수 있게 준비하는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날 교내 방송을 통해 평가에 대한 간략한 설명 후에도 “어제 하루 첫 등교에 따른 안전 수칙을 점검해 보니 마스크 착용 등 전반적으로 잘 됐지만 거리 지키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웠다”며 “특히 복도와 화장실 이용 시 거리 두기 실천이 안된 만큼 복도는 우측으로, 화장실은 함께 아닌 개별적으로 이용해 주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21일 오전 수원 조원고 학생들이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거리두기 안내문을 지나 교실로 향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21일 오전 수원 조원고 학생들이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거리두기 안내문을 지나 교실로 향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바짝 긴장한 교사들과 달리 학생들은 대부분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다.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거리 두기 실천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코로나19’보다 ‘시험’ 부담이 더 크다는 학생도 있었다.

실제 교문 안쪽에 ‘2m 간격을 유지해 주세요’라는 안내문구가 있지만 학생들은 친구들과 나란히 걷거나 간격을 두지 않았다. 건물 입구에서 발열 체크 및 손 소독을 위해 2m 간격이 잠시 유지되는 듯 했지만 계단이나 복도에서는 여전히 붙어 다녔다.

교실 내 책상간 거리도 좌우 1m, 앞뒤는 20~30cm 정도에 불과하다 보니 등을 돌려 뒷자리 친구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교실 창문도 환기를 위해 개방하도록 했는데, 담임 교사가 들어간 후에야 창문을 열기도 했다.

한 여학생은 실내가 답답했는지 마스크를 살짝 당겨 숨을 쉬는 가 하면 등교에 익숙하지 않은 듯 책상에 엎드려 쉬는 학생도 보였다.

한 학생은 “원격 수업이 전혀 도움이 안됐는데 시험을 잘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그냥 열심히 풀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함께 있던 다른 학생은 “온라인 수업 때 집중을 제대로 못했는데 많이 떨린다”며 “시험을 잘 볼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고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2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조원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장갑을 끼고 시험지를 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2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조원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장갑을 끼고 시험지를 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평가는 경기도내 480개 고교 중 411개교가 응시했다. 전국연합학력평가는 다음 중에 1차례 더 치러지며, 각 학교별로 8월초까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진행되고, 여름방학은 8월 중순에서 말까지 1~2주 정도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교육청 주관으로 치러지는 이날 학평은 사실상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 평가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달 서울교육청 주관으로 첫 학평이 실시됐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원격으로 시행하면서 성적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명수 기자 sol@h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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