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중 아내를 협박하기 위해 생후 5개월된 아들의 배 위에 흉기를 올린 3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 이근수 부장판사는 특수협박ㆍ폭행ㆍ사기ㆍ공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7)씨에게 최근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10월쯤 서울 강북구 자택에서 아내와 배달음식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중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흉기의 날 부분이 위로 향하도록 세워서 잡고 “위에 앉지 않으면 아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그 과정에서 아들의 배 위에 흉기를 올려놓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해 2월 울산에서 동거하던 여성 B씨에게 아들의 수술비와 교통사고 벌금을 명목으로 1,02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알게 된 C씨의 나체사진을 전송 받은 뒤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20만원을 갈취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 부장판사는 “아내인 피해자를 협박하고 폭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또 “금액이 비교적 소액이라고 하더라도 결혼을 전제로 동거하던 피해자를 기망해 금원을 편취하고, (또 다른) 피해자로부터 나체사진을 전송 받아 금원을 갈취했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배상하지 못했고 범행의 동기와 경위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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