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불법 촬영 혐의는 무죄
그룹 카라 출신 고 구하라씨를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 김재영)는 21일 오후 4시 30분 상해ㆍ성폭력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ㆍ협박 등 혐의를 받는 최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한다.
최씨는 2018년 9월 13일 구씨와 다투는 과정에서 구씨의 팔, 다리, 배 등을 구타해 상해를 입히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해 8월 27일에는 구씨 몰래 구씨의 등과 다리 부분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폭행과 협박 혐의는 유죄로 봤지만 구씨의 신체를 촬영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해 지난해 8월 최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여성 연예인인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면서도 “계획적이라기보다는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점과 문제의 동영상이 촬영된 경위, 실제로 이를 유출ㆍ제보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던 최씨의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구씨가 최씨에게 먼저 연락해 같이 지내자고 제안한 점, 문제의 사진을 찍을 때 제지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내용은 1심 이후 판결문 일부가 공개되며 알려졌다.
1심 선고 이후 구씨 측은 “최씨와 같은 범죄가 근절되려면 보다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온라인 상에서는 재판부가 구씨 측 반대에도 최씨가 불법 촬영한 영상을 확인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재판부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어났다.
그러나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가 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동영상 내용이 재판의 쟁점이 돼 불가피하게 확인해야 했고, 피해자 변호사의 제안으로 판사실에서 동영상 내용을 먼저 확인한 후 필요한 경우 다시 법정에서 증거조사를 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밝히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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