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2개월 민식이법 Q&A

'민식이법' 시행 첫날이었던 지난 3월 25일 서울 강북구의 한 초등학교 앞 도로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표시판이 설치돼 있다. 민식이법은 스쿨존 내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을 담은 개정 도로교통법, 스쿨존에서 운전자 과실로 어린이 상해 또는 사망 사고를 낸 운전자를 가중 처벌하는 내용의 개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뜻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3월 말 시행된 ‘민식이법’을 둘러싼 잘못된 정보들은 2개월이 지난 지금도 계속 유통되고 있다. 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사고를 낸 운전자는 ‘무조건 가중처벌’ 한다거나, 과거엔 사법처리 범위에 속하지 않았던 운전 행위도 이제부터는 처벌을 받게 된다는 식의 주장이 대표적이다.

특히 운전자 과실로 인한 스쿨존 내 어린이 상해 또는 사망 사고와 관련, 그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을 두고는 혼란을 느끼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 한창훈 경찰청 교통안전과장,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인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대표로부터 운전자가 숙지해야 할 민식이법 내용을 다시 한번 들어봤다. 다음은 두 사람과의 개별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

-민식이법(특가법)은 어떤 경우에 적용되나.

한창훈 과장(이하 한)=스쿨존에서 제한속도를 위반했거나, 이를 지켰더라도 어린이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아 13세 미만 어린이를 다치게 하거나 숨지게 했을 때다. 사망 사건일 때 운전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상해일 땐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3,000만원의 벌금에 처해진다.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해야 할 의무’란 무엇인가.

한=전방 주시, 좌우 살피기, 안전거리 유지, 신호 준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 후 출발하기, 차량 우회전 시 정지했다가 출발하기 등이다. 스쿨존에선 갑자기 뛰어나올 수 있는 어린이의 돌발 행동 특성을 감안, 이를 염두에 두고 더 조심해서 방어 운전을 해야 한다.

정경일 변호사(이하 정)=스쿨존 내 제한속도 준수는 기본이다. 이 밖에도 브레이크에 발을 올린 채 앞과 좌우를 살피며 운전해야 하고, 어린이가 갑자기 뛰어나왔을 땐 브레이크를 ‘그냥’이 아니라 ‘꽉’ 밟아야 한다.

-민식이법 시행 이전 형량은 어땠나.

한=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따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했다. 민식이법 시행으로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고는 가중처벌하게 됐다. 과거에 처벌하지 않던 부분까지 새로 처벌하는 게 아니다.

-스쿨존 내에서 제한속도와 안전운전 의무를 모두 지키더라도 사고가 날 수 있어 ‘운전자 과실 0%’란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한=예측할 수도, 회피할 수도 없는 사고였다면 운전자 과실이 없어 처벌 대상이 아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가 킥보드를 타다가 차 뒤에서 부딪힌 경우라면 운전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정=과실이 없으면 사고가 나도 무죄(또는 무혐의)다. 형사 사건에서 과실 유무 판단이 애매한 경우, 피고인의 이익으로 봐서 무죄로 판단하는 게 원칙이다.

-스치기만 해도 ‘벌금 500만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사실이 아니다. 진단서를 통해 상해로 인정될 때에 한해 이 법을 적용한다.

정=민식이법 시행 이전에도 피해자가 부상을 입으면 100만~2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현재 최저 500만원이지만 과실이 경미하면 작량감경(재판부 재량에 따른 형량 감경)을 거쳐 250만원이 될 수 있다.

-상해의 기준은 어떻게 되나.

한=상해 여부와 기준은 의사의 소견에 따라 판단한다. 자연치유가 가능한 정도라면 상해로 보지 않는다.

정=일반적으로 2주 이상 진단이 나와야 처벌한다. 이마저도 그냥 멍이 든 정도라 집에서 치료할 수준이면 상해로 보지 않는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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