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5ㆍ18이 정치의 볼모가 돼선 안 됩니다”(심상정 정의당 대표)
“같은 생각입니다”(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지난 연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쟁점 법안을 두고 정반대에 섰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0일 만났다. 그러나 냉기가 흐를 것이라 예상됐던 둘 사이엔 훈풍이 불었다. 주 원내대표가 취임 인사차 심 대표를 찾은 자리에서 양 측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입을 모았다.
이날 화두는 5ㆍ18 민주화운동이었다. 심 대표가 먼저 주 원내대표가 18일 광주를 찾은 것을 치켜 세웠다. 심 대표는 주 대표와 주먹을 부딪히며 인사를 나눈 뒤 “5ㆍ18 40주년을 맞이한 광주에서 제일 훈훈한 말을 하셨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5ㆍ18을 앞두고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고 40주년 당일에는 광주를 찾아 “5ㆍ18정신으로 국민 통합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심 대표의 말에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한 후 “5·18은 현대사의 기록인데, 40년 동안 해결 못 된 채 갈등이 반복돼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가 사죄를 한 것을 두고 당 일각에서 나온 비판을 의식한 듯 “당 안에서는 왜 그러냐는 비판이 있는데, 제가 새로이 한 게 없다. 저는 당의 입장을 명확히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21대 국회가 5ㆍ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밝히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도 공감했다. 심 대표가 “주 원내대표께서 말씀을 하셨으니까 5ㆍ18 진상규명과 역사왜곡을 방지하는 정치적, 입법적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주셨으면 한다”고 하자 주 원내대표도 “그렇게 하겠다”며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해당 상임위에서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했다.
양측은 갈등을 멈추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메시지도 내놨다. 심 대표가 “역사는 역사의 자리에 제대로 세워놓고 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힘을 모으자”고 하자, 주 원내대표는 “현대사의 불행은 정리하고 국민통합, 미래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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