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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ㆍ폭염 다가오는데… “야외 선별진료소 운영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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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ㆍ폭염 다가오는데… “야외 선별진료소 운영 어쩌나”

입력
2020.05.20 16:12
수정
2020.05.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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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레벨D 보호복 입고 천막 진료 불가능”

냉풍기ㆍ아이스 조끼 입어도 야외 텐트서 땀 범벅 ‘탈진’ 고통

대유행 지난 지금 여름‧가을 대비 위해 시설 보완 필요

명지병원의 도보 이동형 선별진료소(워크스루) 모습. 명지병원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자 4월초 선별진료소로 이용한 이동형 텐트를 걷고, 병원에 선별진료소를 설치ㆍ운영하고 있다. 명지병원 제공
명지병원의 도보 이동형 선별진료소(워크스루) 모습. 명지병원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자 4월초 선별진료소로 이용한 이동형 텐트를 걷고, 병원에 선별진료소를 설치ㆍ운영하고 있다. 명지병원 제공

“햇빛만 봐도 더워요. 선별진료소에 냉풍기를 설치하고, 아이스 조끼를 입어도 흘러내리는 땀을 어찌할 수가 없네요. 여름은 다가오는데 걱정입니다.” 경기 시흥시 시화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선화 간호사는 며칠 새 기온이 올라간 날씨가 고민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여름이 다가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져 땡볕에서 무거운 보호장비를 걸친 채 선별진료소 업무를 할 일이 난감하다. 이 간호사를 포함해 신종 코로나 대응현장의 대다수 의료진은 “더위ㆍ장마와 맞서며 한여름 야외 천막에서 레벨D 보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대책을 호소한다.

20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의료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선별진료소는 총 636개이다. 대부분의 선별진료소는 병원 내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병원 밖 공간에 이동식 텐트를 쳐서 운영되고 있다. 박창규 중수본 선별진료검사팀 과장은 “현재 선별진료소 운영 형태를 조사 중”이라며 “대부분의 선별진료소들이 야외에 설치돼 있어 여름철 운영과 관련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 전문가들은 여름철은 물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 있을지 모르는 신종 코로나 재유행을 막기 위해서는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든 지금 선별진료소 시설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국의 600개 이상 선별진료소를 ‘호흡기안심진료소’ 형태로 바꿔 실내에서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선별진료소를 꾸려온 병원들도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가지정음압병실을 운영하고 있는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은 4월 초 선별진료소로 이용한 이동형 텐트를 걷어내고, 대신 별관 1층에 ‘도보 이동형 선별진료소(워크 스루)’를 설치ㆍ운영하고 있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의료진과 환자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더위를 피할 수 있어 직원들이 만족해하고 있다”며 “조만간 별도 공간에 호흡기질환 전용 진료실을 만들어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내부에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려는 병원도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오는 6월 접수와 진료, 검체 채취, 중환자 치료 등이 가능한 ‘원스톱 선별진료소’를 병원 별관에 설치하기 위한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동건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장기화된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보다 발전된 선별진료소를 운영할 필요를 느꼈다”며 “병원 내부에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음압ㆍ공조시스템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대규모 유행이 발생해 환자가 몰릴 경우 어떻게 선별진료소를 운영할지도 검토 중”이라며 “사태 장기화에 따라 병원들이 선별진료소 운영과 관련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에 따르는 예산이 만만치 않아 방역당국에서 관련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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