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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전자·단백질 백신 개발 병행…속도 늦더라도 국산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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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전자·단백질 백신 개발 병행…속도 늦더라도 국산화 필수”

입력
2020.05.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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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더나 뒤쫓는 제넥신 곧 임상시험…SK바이오, 생명연 동물실험 중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코로나19)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으며 개발에 속도를 올리자 국산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외국보다 다소 늦더라도 국산 백신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제넥신이다. 백신 후보물질을 건강한 원숭이에 투여해 중화항체(병원체 감염을 실질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면역물질) 형성을 확인한 제넥신은 이달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을 신청할 예정이다. 협력기업 바이넥스를 통해 임상시험에 필요한 약물 생산도 마친 제넥신은 계획대로 허가를 받으면 내달 중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영철 제넥신 회장은 “임상 1상은 국내, 2상은 국외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생산성을 최대한 높인 공정도 이미 개발돼 있다”고 말했다.

모더나와 제넥신의 백신은 유전자 백신이다. 병원체의 독성을 불활성화시키거나 병원체 일부분(단백질)을 본떠 만드는 전통적인 백신과 달리 제품화한 전례가 없다. 미국이 모더나, 이노비오 같은 유전자 백신 기업의 임상시험을 서두르는 데는 첨단 백신의 첫 상용화로 세계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유전자 백신은 출시된다 해도 값이 비싸거나 일부 선진국만 제조가 가능해 ‘세계 공공재’로서 효율적, 보편적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학계와 업계에선 많은 나라가 손쉽게 생산할 수 있고 가격이 합리적인 전통적 방식의 백신 개발을 병행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제조사와 원리, 가격대가 다양한 백신들을 확보해야 인류에게 혜택이 고르게 돌아간다는 의미다. 다국적제약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시도하는 게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달 11일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백신 후보는 총 102개다.

국내에서도 여러 기업과 기관들이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휴벳바이오는 단백질 백신 후보물질을 실험용 쥐와 돼지에 주입해 중화항체 형성을 확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가톨릭대는 단백질 백신 후보물질을 영장류에 투여하는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GC녹십자와 보령바이오파마 등도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이 먼저 상용화해도 우리 백신을 꾸준히 개발해가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가필수예방접종마저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걸 감안하면 코로나19 백신은 꼭 국산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남재환 가톨릭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해외에서 들여오려면 절차도 필요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국내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자체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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