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에서 투자가 축소되면서 한국의 외국인 직접 투자 규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 등 국제기구의 해외투자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6개 OECD 회원국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2018년 대비 6.3% 늘며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반면, 한국은 20.6% 감소한 195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에서 유출액을 제외한 순수입 금액 기준이다.
전경련은 지난해 외투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조치 폐지, 미ㆍ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투자 수요 감소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을 이유로 꼽았다.
다만 4분기에는 정부가 ‘소재ㆍ부품ㆍ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통해 관련 외국인투자에 대한 현금 지원비율을 30%에서 40%로 상향하고, 외투지역 입주 시 임대료를 최대 50년간 무상 제공하는 등의 정책에 힘입어 98억4,000만 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올해 2분기 이후에는 외국인직접투자가 더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해외직접투자가 위축되면서 국내 외국인직접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29.3%)과 유럽연합(30.6%) 중국(4.2%) 등의 투자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경제 위기로 전 세계 해외직접투자가 올해와 내년 30∼40%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OECD도 올해 세계 해외투자가 최소 3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비대면 의료서비스ㆍ인공지능(AI)ㆍ빅데이터 등 디지털경제와 시스템반도체ㆍ바이오헬스ㆍ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 소재ㆍ부품ㆍ장비 자립과 관련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집중해야 한다”며 “특히 AI 등 첨단업종에 외국인직접투자가 활발한 캐나다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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