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에서 봉쇄 조치가 취해지면서 탄소배출량이 급감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탄소배출량이 줄어 들면서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 호주 연구진이 69개국과 미국 50개주, 중국 30개 성 등을 대상으로 일일 전역 소비량과 교통수단 이동 데이터를 분석해 19일(현지시간) ‘네이처 기후변화’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2020년 4월 초 일일 탄소배출량은 8,300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1일 평균 탄소배출량인 1억톤에 비해서 17% 감소한 수치다. 연구진은 강력한 봉쇄와 자가 격리 조치가 실시되던 일부 국가에서는 탄소배출량이 26%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연구 분석에 따르면 4월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국가는 중국이었고 미국과 유럽, 인도가 뒤를 이었다. 항공 운송 탄소배출량은 75% 감소했고 육상 운송에서는 50%가 줄어 들었다. 산업 분야에서 탄소배출은 약 35% 감소했지만 주거용 건물에서의 탄소배출량은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6월 중순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상황으로 (경제 등 생활이) 복귀될 경우 2020년 탄소배출량은 2019년에 비해 4%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 보면서 연말까지 봉쇄가 지속될 경우 탄소배출량은 전년대비 7%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의 탄소배출량 감소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2019년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섭씨 2도 이하로 지구 온난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간 2.7%의 탄소배출량이 감소해야 하고 1.5도 이하 유지를 위해서는 탄소배출량이 연간 7.6%가 줄어들어야 한다.
연구 수석 저자인 코린 르퀘레 이스트앵글리아대 교수는 “사람들이 봉쇄 상태에 빠지면서 에너지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감했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경제와 에너지 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가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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