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슬기로운 의사 생활(슬의생)’을 끝낸 배우들이 의사 가운을 벗고 ‘슬기로운 무대 생활’을 시작한다. 전미도와 정문성, 곽선영, 문태유, 최영준처럼 원래 뮤지컬과 연극이 고향이었던 배우들뿐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로 친숙했던 유연석도 차기작으로 무대를 택했다.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러든 공연계가 이들 배우들 덕에 활기를 띄는 분위기다.
먼저 유연석은 8월 광림아트센트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베르테르’ 20주년 공연에 선다. 엄기준, 규현, 카이, 신예 나현우와 함께 주인공 베르테르 역을 맡아 번갈아 연기한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사실 유연석은 무대를 사랑하는 배우다. 드라마 하나 끝내면 어김없이 무대로 향했다. ‘슬의생’ 연출자 신원호 PD의 전작인 tvN ‘응답하라 1994’를 끝낸 뒤엔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를, SBS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 이후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과 뮤지컬 ‘헤드윅’을 택했다. tvN ‘미스터 션샤인’을 마친 뒤 선택한 작품도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였다. 어느새 ‘유연석만의 공식’이 됐다. 유연석은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니 극의 깊은 감성을 관객들께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베르테르’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슬의생’으로 첫 TV 나들이를 성공적으로 끝낸 전미도는 원래 대극장 작품 주연을 휩쓰는 톱 뮤지컬 배우다. 2017년 ‘스위니토드’, 2018년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2년 연속 한국뮤지컬어워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경력이 이를 잘 보여준다.
전미도의 뮤지컬 복귀작은 바로 그 작품, 다음달 30일 개막하는 ‘어쩌면 해피엔딩’이다. 사람과 비슷하지만 버려진, 구형 로봇들 이야기다. 전미도는 그중 냉소적인 로봇 클레어를 연기한다. 클레어의 상대 로봇 올리버 역에도 ‘슬의생’의 배우 정문성이 낙점됐다. 전미도처럼 정문성 또한 ‘헤드윅’ ‘빨래’ ‘김종욱 찾기’ 등을 두루 거친 뮤지컬 배우다. 최근에는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빨래’ 수록곡을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슬의생’에서 조정석의 동생으로 출연했던 곽선영도 대학로에 복귀, 연극 ‘렁스’ 무대에 올랐다. 늘 피곤한 신경외과 의사였던 문태유는 7월 7일 창작 초연 뮤지컬 ‘개와 고양이의 시간’에, 정보통 응급의학과 의사였던 최영준은 다음달 2일 개막하는 ‘돌아온다’로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문태유와 최영준 모두 공연계에 단단한 팬층을 자랑하는 베테랑 배우들이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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