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안보관광 지역경제 고사…
ASF 이어 코로나19로 통일전망대 등 폐쇄
동해안 최북단에 자리한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 ‘민족의 명산’인 금강산 등 북녘 풍경을 보기 위해 연간 70만명이 찾는 곳이지만 지금은 문이 굳게 잠겨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자 지난 2월 25일부터 전망대를 비롯한 모든 시설이 폐쇄된 것. 고성지역에선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확산하기 시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 출입마저 중단돼 지역경제가 말이 아니다.
고성군은 올 들어 4월까지 안보관광 중단으로 60억원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매달 최소 10억원 안팎의 손실이 쌓일 것으로 고성군은 보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고성군의회는 최근 “대표관광지인 통일전망대가 장기간 문을 닫으며 이곳을 발판으로 살아가는 50여세대 200여명의 주민들의 생계가 막막한 실정”이라며 안보관광지 운영재개를 촉구했다. 군의회는 절박한 심정을 담은 건의문을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에 보냈다.
접경지역인 강원 철원군과 경기 파주시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표지판과 녹슨 기차로 잘 알려진 월정리역과 제2땅굴 등 안보관광지가 문을 닫은 철원군은 지난해 말부터 100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파주시는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째 이어지는 안보관광 중단에 따른 피해액이 27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임진각 인근 문산지역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8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인들은 “이젠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당장 먹고 사는 게 문제일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급기야 강원도와 경기도 접경지 자치단체가 공동대응에 나섰다.
최종환 파주시장과 이현종 철원군수, 함명준 고성군수가 20일 파주 임진각 DMZ 생태지원센터에서 ‘DMZ 평화관광 재개 위한 협력회의’에서 머리를 맞댄다. DMZ둘레길 개방 등 고사직전에 놓인 지역경제를 살릴 방안을 논의한다.
이들 시군은 건의문을 채택, 평화관광 재개 결정권을 갖고 있는 농식품부와 환경부, 국방부 등에 전달한다. 또한 접경지역 피해 실태를 적극 알려 안보관광 재개를 이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철원군 관계자는 “평화관광에 기대 생계를 이어오고 있는 지역상권이 쓰러지기 전에 하루빨리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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