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초미의 관심사’를 통해 연기자로 변신한 가수 치타가 어머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어머니와 보내는 시간이 점점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치타는 19일 오후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평소 어떤 딸이냐”는 물음에 “표현을 잘 못하고 무뚝뚝하다. 요즘도 잘 표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표현하려고 많이 노력을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소한 게 더 중요하더라. 그냥 ‘밥 먹었어 엄마?’ 하고 묻거나, 일하고 와서 내가 누구를 만났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런 얘기를 해드리는 걸 좋아하시더라”며 “대단하게 ‘효도해야지’ 하고 뭘 하는 것보다 소소한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은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치타는 “물론 돈을 버니까 요새는 생신이나 이럴 때 물질적인 공세를 하기도 한다. (웃음) 그런데 왜 이때까지는 사소한 이야기를 꺼내지 못해서 무뚝뚝한 모녀로 이십 년 넘게 지냈을까 생각을 한다”며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요즘 느낀다”고 고백했다.
‘초미의 관심사’에서 순덕을 연기한 치타는 영화 속 엄마와 실제 엄마가 비슷한 지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분명 영화 안의 엄마도 엄청 힘들었을 거 같아요. 순덕이한테는 강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던 거겠지만. 우리 엄마도 그런 모습이 있거든요. 제가 십대 때 기억하는 엄마는 정말 정말 강한 분이었어요. 떨어져서 십 년 살다가 2, 3년 전부터 같이 살기 시작했는데, 떨어져 살다가 만났을 때 서로 너무 달라서 부딪힌 게 많아요. 그런데 엄마가 갱년기를 겪는 모습도 보고 강했던 엄마가 부드러워지고…아버지가 돌아가시기도 했고요.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모든 사람에게 시간은 똑같이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금세 눈시울이 촉촉해진 치타는 “엄마 얘기를 하면 자꾸 눈물이 날 것 같다”면서 애써 웃어보였다. 영화 속에서 순덕이 노래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원래 시나리오에 있던 것은 아니었다고.
“그 장면에서 엄마 생각이 났는지도 몰라요. 원래는 우는 신이 아니었거든요. 이상하게 자꾸 눈물이 나는 거에요. 감독님과 스태프들께 ‘죄송합니다. 이러려고 한 게 아닌데’ 그랬어요. 다행히 그 장면이 좋다고 해주셔서 영화에 들어가게 됐어요. 만약 원래 우는 신이었다면 못 울었을 거 같아요. 제가 프로처럼 울어야 할 때 울고 그런 걸 못해서일 수도 있지만요. 하하.”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