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른바 ‘금요일 밤의 대학살’과 관련, 스티브 리닉 국무부 감찰관 해임이 자신의 ‘갑질 의혹’ 조사에 대한 정치적 앙갚음이 아니라고 전면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을 옹호하다가 불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대통령에게 가서 리닉 감찰관은 우리가 하고자 했던 방향으로 기능을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그가 국무부를 약화시켰기 때문에 경질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 결정(경질), 또는 대통령에 대한 나의 권고가 진행되고 있거나 현재 진행 중인 어떤 조사에 대한 보복 시도에 근거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감찰관의 조사 사항을 공개 24시간 또는 48시간 전에 최종안 형태로 알게 된다”며 “따라서 경질이 보복 행위라는 것은 가능하지가 않다”고 말했다. .
앞서 미국 NBC방송은 리닉 감찰관이 폼페이오 장관이 자신의 정무직 비서관을 상대로 개 산책, 세탁물 찾아오기, 자신과 아내의 저녁 식사 장소 예약 등 심부름 수준의 사적 업무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었다고 보도했고, 그의 해임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건의한 사람이 바로 폼페이오 장관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보복성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런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을 두둔하고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김정은 위원장을 언급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폼페이오 장관이 조사를 피하기 위해 (리닉 감찰관) 경질 요청을 했다고 우려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나는 그것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도 “정부 인사 누군가에게 자신의 개를 산책시켰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말인가. 그것은 그렇게 중요해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그(폼페이오)는 바쁘다”라며 “그리고 어쩌면 그는 김정은과 핵무기에 대해 협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비서관에게) ‘내 개를 산책시켜줄 수 있느냐. 나는 김정은과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이 이 세계와 우리에게 끼친 손해에 대해 우리에게 지불하는 문제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언급했지만 북미 협상 진행 여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다른 주제에 대한 대화 도중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 국면이었던 지난해 10월 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가 완벽했다고 주장하며 다른 정상들과의 통화를 언급하던 와중 “김정은과 통화를 한다”고 했고, 11월 8일에도 민주당의 ‘우크라 통화’ 녹취록 공개 요구에 대해 거론하다가 김 위원장과의 통화를 또 언급하기도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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