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의 꼭두각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WHO를 맹비난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스위스 제네바 등에서는 비록 화상회의기는 하지만 WHO 총회가 열리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WHO 분담금을 10분의 1도 안 되는 중국 수준으로 대폭 낮출 수 있다며 WHO와 중국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WHO 총회에서 왜 연설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머지않아 입장을 내겠지만 이날은 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WHO에) 1년에 4억5,000만달러를 주는데 중국은 1년에 3,800만달러를 준다. 수년간 4억5,000만달러를 내는데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WHO)은 좋게 말해서 중국 중심적이고 중국의 꼭두각시”라고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비난했다. 지원금을 삭감할 계획을 내비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우리의 4억5,000만달러를 4,000만달러로 끌어내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고 일부는 과하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재차 제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그들이 한 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전 세계를 아주 아주 심하게 해쳤고 그들 자신도 해쳤다. 그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피해가 커지자 중국 책임론을 적극적으로 제기하면서 WHO가 중국 중심적이라고 비난을 계속했다.
한편 이날 열린 WHO 73차 세계보건총회(WHA)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격돌했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조연설에 나선 반면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대신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연설했다. 에이자 장관은 “한 회원국이 투명성 의무를 저버려 엄청난 희생을 초래했다”며 중국을 겨냥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코로나19 조사가 WHO 주도로 진행돼야 한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독립적 조사 요구에 견제 움직임을 보였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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