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홍석천과 딸 주은 씨, 그리고 강릉의 시장에서 부침개집을 해 온 두 여인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8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홍석천과 홍석천 누나의 딸이자 입양으로 홍석천의 딸이 되기도 한 주은 씨의 눈맞춤이 계속됐다. 앞서 “삼촌이 저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토로한 주은 씨는 “같이 살 때조차 얼굴을 많이 못 봤다. 대학교 졸업식 때 못 오신 것도 아쉬웠다”고 홍석천에게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홍석천 역시 “삼촌은 남들과 다른 성 정체성 때문에 너희들 입학식과 졸업식에 가지 않은 거야. 혹시 친구들한테 놀림당할까 봐”라며 주은 씨를 생각했음을 밝혔다. 이에 주은 씨는 “삼촌은 남들은 그렇게 잘 챙겨주면서 자기 고민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잖아. 삼촌 고민은 누가 들어 줘?”라며 눈물을 흘려, 삼촌이 자신에게 속 얘기를 해 주길 바랐다. 이에 홍석천은 “걱정할까 봐...”라며 주은 씨의 세심한 마음에 감동했다.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본 뒤, 주은 씨는 “삼촌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며 “여행을 갈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나하고 둘이 함께 여행 갈 시간을 내 달라”고 제안했다. 선택의 문 앞에 선 홍석천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뒤돌아 나가버리는 듯했지만, 앉아 있던 의자를 한 바퀴 돈 뒤 주은 씨에게 돌아와 “그게 뭐가 어렵다고”라고 말해 반전을 선사했다. 주은 씨는 “진짜 깜짝 놀랐어”라면서도 감격했고, 홍석천 역시 “우리 주은이가 정말 많이 컸구나 싶어서 놀랐다”며 뿌듯해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는 강릉의 한 시장 골목에서 20년 동안 부침개집을 하고 있는 석정숙 씨가 신청자로 등장했다. 석 씨가 공개한 전통 시장 골목의 현실은 안타까웠다. 그는 “1000원짜리 부침개도 못 파는 날도 있다”며 “가게 문을 아예 닫는 사람들도 있고...”라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석 씨를 비롯한 상인들은 코로나19의 확산 이전과 마찬가지로 아침이면 가게에 나와 서로를 응원하며 손님을 기다렸지만, 점심시간이 돼도 시장 골목은 황량하기만 해 MC들의 마음까지 아프게 했다.
이런 가운데, 석 씨는 “건너편에서 장사를 하던 친구가 3개월째 안 나오고 있어서 눈맞춤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몇 년 전 구안와사가 왔을 때도 몇 개월 쉬고 다시 나올 정도로 참 단단한 친구”라며 “다시 꼭 가게 문 열자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침내 두 사람은 눈맞춤방에서 마주했고, 3개월 만에 나타난 친구 김수영 씨는 “네가 웬일이냐”며 반가워했다. 20년 가까이 같은 골목에서 장사를 했음에도 둘만의 시간은 없었던 두 사람은 눈물을 참으며 눈빛을 교환했다. 두 사람은 “옛날에 철길 있을 때 장사가 참 잘 돼서, 하루에 1000장씩 부치던 때 참 재밌었는데...우리 둘이 가장 젊어서 항상 눈도 다 치우고”라며 옛 생각에 잠겼다.
또 김 씨는 “아이들이랑 정말 이사를 많이 다녀서, 집 사는 게 꿈이었다”며 “그런데 모처럼 집을 샀는데 금전관계가 막 얽혀서 신경을 많이 썼더니 입이 돌아갔던 것”이라며 석 씨가 궁금해하던 몇 년 전 구안와사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눈맞춤 말미, 석 씨는 “그런데 내 이름은 알아?”라고 김 씨한테 물었다. 하지만 김 씨는 “몰라. 가게 이름 따서 불렀잖아”라고 말하는 반전으로 폭소를 선사했다. MC들은 “정말 대반전”이라며 “이름조차 모를 만큼, 얼마나 바쁘게 사셨는지 알겠다”며 웃었다. 선택의 문이 등장하자, 석 씨는 “다시 가게 문 열고, 함께 이겨내자”고 제안했고, 김 씨는 “다시 할게”라며 문을 넘어가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정한별 기자 onest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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