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원받은 현 총장 비판
차기 총장선거 준비 촉구하며
한국 정은경 본부장 추대 견제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날 선 대립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 우익성향 언론이 WHO 정상화를 위해 일본인 사무총장을 배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케이신문은 18일 ‘일본에서 사무총장 탄생을’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중국의 지원으로 당선됐으며 최근 WHO에 대만의 참가를 가로막고 있는 것도 중국의 요구를 수용한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라고 비판했다. 인터넷에서 “중국을 의식해 사태를 과소평가해 감염 확산을 가져왔다”며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주요 7개국(G7)은 2022년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 후보를 내세워 WHO 정상화를 위한 역할을 완수해야 한다”며 “일본이 사무총장을 내는 것도 유력한 선택지”라고 주장했다.
산케이는“사령탑에 신뢰가 없으며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며 “그렇다고 비판만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나서야 하는 이유로는 의료보험이나 의약품 개발 등 보건ㆍ의료분야에서 세계 유수의 수준이며 풍부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의료지원 경험과 자금력, 미국과의 양호한 관계 등을 들었다. 이에 “인류 전체의 건강에 공헌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일본의 부실한 검사체계와 병상 및 의료물품 부족에 따른 의료붕괴 위기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더욱이 한국을 거론하며 느닷없는 견제에 나섰다. 산케이는 “이미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 한국이 ‘코로나19 대책에서 세계적인 평가를 얻었다’며 후보자를 내려는 움직임이 전해지고 있다”며 “즉시 (일본) 총리관저에 사령부를 설치해 정부가 한 몸이 돼 G7 등에 지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에 대한 세계 각국의 호평과 그를 WHO 사무총장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일부 국내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