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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은아입니다” 김정은 띄우는 北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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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은아입니다” 김정은 띄우는 北 유튜버

입력
2020.05.19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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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소개하고 코로나 등 北 현안 적극 대응도

김정은 “참신한 선전선동” 주문에 전달 방식 변화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 ‘Echo DPRK’에서 활동하는 유튜버 은아. 유튜브 캡처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 ‘Echo DPRK’에서 활동하는 유튜버 은아. 유튜브 캡처

“안녕하세요. 평양의 은아입니다. 제 말을 믿기 어렵다면 직접 보여드릴게요.”

가슴에 북한 ‘김일성 배지’를 단 단발머리 여성 유튜버 은아가 영상 속에서 발랄하게 인사한다. 은아는 퇴근길 백화점에 들러 각종 과자를 구입하거나, 휴일을 맞아 놀이동산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평양 일상’을 자랑한다. 단, 이때 은아가 덧붙이는 말이 있다. “이 장소와 관련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일화도 알려드릴게요.”

북한의 선전선동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관영ㆍ대외선전매체 등을 통해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문구로 체제를 선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연성화된 문법과 제작 방식 다양화로 ‘간접 선전’에 나선 모양새다.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 'Echo DPRK'에서 활동하는 유튜버 은아. 유튜브 캡처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 'Echo DPRK'에서 활동하는 유튜버 은아. 유튜브 캡처

은아가 활동하는 유튜브 채널 ‘Echo DPRK(북한의 메아리)’가 대표적이다. 해당 채널은 2017년 8월 개설된 후 현재까지 40여개의 영상을 선보였다. 7,000여명의 구독자도 보유하고 있다. 계정 명칭과 공개된 영상의 내용을 볼 때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대외선전매체로 추정된다.

실제 은아는 지난해 11월부터 20여개의 영상을 통해 평양의 주요 관광지를 소개하거나 북한 관련 현안에 대응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국제사회 우려가 계속되자 은아가 ‘바이러스 감염자가 없다(2월29일)’거나 ‘코로나19에 따른 물품 사재기 현상이 없다(4월12일)’며 반박에 나선 영상은 각각 2,000회, 1만3,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김 위원장이 이달 2일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자 일부 언론이 ‘우라늄 추출 기지로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 은아가 7일 ‘순천인비료공장은 곡물생산기지’라며 우회 반박한 영상도 7,000명 가량 봤다.

북한은 Echo DPRK 채널을 통해 다양한 선전 방식을 실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 다른 북한 여성 유튜버는 지난 12일 북한 대동강수산물 시장 맛집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때 영상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다고 강조해 ‘북한은 코로나 청정국’이라는 당국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되풀이하는 식이다. 해당 영상은 4,500여명이 봤다.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 'Echo DPRK'에서 활동하는 유튜버 은아. 유튜브 캡처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 'Echo DPRK'에서 활동하는 유튜버 은아. 유튜브 캡처

당분간 북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 선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도 지난해부터 “현실적이고 참신한 선전선동방법을 찾으라”고 수 차례 주문했고,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도 과거 선전선동방식에 한계를 느끼면서 조직적 선전보다 SNS를 활용해 역동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이미지 정치’에 적극적인 젊은 지도자 김 위원장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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