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비원이 지난 11일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 마련된 고 최희석 경비원 추모 공간에 초를 놓고 있다. 뉴시스

주민의 폭언과 폭력에 시달리다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사건에 대해 시민단체가 고인의 산업재해 신청을 추진한다.

‘고(故)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추모모임)은 18일 최씨의 사망이 아파트 경비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산재 신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추모모임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21일 경비업무 도중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이중으로 주차된 차량을 밀어 옮기다 차주인 주민 A씨와 갈등을 겪었다. 이후 최씨는 A씨로부터 지속적인 협박과 폭력을 당하다 지난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씨의 산재 신청을 추진 중인 이오표 성북구노동권익센터장은“최씨가 주차 단속 등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주민으로부터 폭언과 폭력을 당했다”며 “유족 동의를 받아 이르면 이번 주 중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유족 보상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의 고의나 자해로 발생한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

과거에도 아파트 경비원이 ‘주민 갑질’로 인해 사망한 뒤 산재 인정을 받은 경우는 있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다 주민의 비인격적 대우가 이어지자 2014년 10월 극단적 선택을 한 이모(당시 53세)씨 사례가 그 예다. 당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판정서에서 “업무적으로 누적된 스트레스가 극단적 형태로 발현돼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바, 업무 관련성이 있다고 사료된다”고 보고 이씨의 죽음을 ‘업무상 사망’으로 규정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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