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48)씨는 얼마 전 시간제 아르바이트생 공고를 냈다가 깜짝 놀랐다. 1명을 뽑는데 하루 만에 100명 이상이 몰렸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달 말 시급 9,990원에 하루 4시간 일하는 단기근무자 240명을 모집했는데, 6,300명이 넘게 지원하면서 2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아르바이트 시장도 얼어 붙고 있다.
18일 아르바이트 응용 소프트웨어(앱) ‘알바콜’에서 1,613명의 아르바이트 구직경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84명이 최근 아르바이트를 지원했는데 합격한 사람은 338명에 불과했다. 합격률이 21.3%로 10명 중 8명이 탈락한 셈이다.
아르바이트 구직난은 일자리에 비해 지원자들이 너무 많이 몰린 탓이다. 이번 설문에서도 구직 실패 원인에 대해 응답자의 56.8%는 ‘지원자가 너무 많이 몰려서’라고 답했고 ‘구하는 곳이 없어서’(16.8%)가 뒤를 이었다. 구직자들은 평균 5.3개 사업장에 이력서를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직장인과 전업주부들도 일제히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구직에 나선 이들의 구성은 구직자(39.3%)와 대학(원)생(21.3%)이 가장 많았지만 직장인(17.9%)과 전업주부(14.6%) 비율도 32.5%에 달했다. 알바콜 관계자는 “가계가 어려워진 전업주부들이 시간제 일자리를 구하려 하고 직장인들은 아르바이트로 ‘투 잡’을 시도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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