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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년 만에 공개된 독일 선교사 ‘한국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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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년 만에 공개된 독일 선교사 ‘한국 컬렉션’

입력
2020.05.1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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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소재문화재재단, ‘獨 상트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발간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발간한 도록식 보고서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선교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발간한 도록식 보고서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선교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20세기 초 독일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서 수집해 간 ‘한국 컬렉션’이 100여년 만에 공개됐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선교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재’를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재단의 15번째 ‘국외한국문화재총서’인 이 책자는 한국 문화재 1,021건 1,825점을 다룬 도록식 보고서다. 1909년 이래 성베네딕도수도원(현 혜화동 가톨릭대 자리)에 파견됐던 상트 오틸리엔 선교베네딕도회 소속 선교사들이 모은 한국 문화재 관련 기록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재단은 2016~2017년 독일 현지 실태 조사를 벌였다. 한국 문화재 전수 조사는 박물관 설립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한국 근대 혼례복이 등장하는 무성 기록 영화 '한국의 결혼식'의 한 장면. 노르베르트 베버 독일 상트 오틸리엔 선교베네딕도수도원 초대 총아빠스(대수도원장)가 1925년 제작했다.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제공
한국 근대 혼례복이 등장하는 무성 기록 영화 '한국의 결혼식'의 한 장면. 노르베르트 베버 독일 상트 오틸리엔 선교베네딕도수도원 초대 총아빠스(대수도원장)가 1925년 제작했다.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제공

재단에 따르면, 가장 큰 비중으로 조명된 문화재는 노르베르트 베버(Norbert Weberㆍ1870~1956) 초대 총아빠스(대수도원장)가 1911, 1925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수집한 것들이다. 베버 총아빠스가 만들거나 쓴 무성 기록 영화 ‘한국의 결혼식’(1925)과 금강산 유람기 ‘한국의 금강산에서’(1927)에서 각각 볼 수 있는 신랑ㆍ신부 혼례복, 일본인 화가 그림 ‘금강산만물상도’ 등의 실물이 이번 재단 조사를 통해 박물관에서 확인됐다.

재단 관계자는 “대표적인 유럽의 20세기 초 한국 컬렉션인 베버 수집품 373점 대상 실태 조사 결과뿐 아니라 그의 소장품이 등장하는 도서ㆍ영상물 등 자료 관련 연구를 포괄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보고서 발간의 핵심 성과”라고 말했다.

노르베르트 베버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초대 총아빠스(대수도원장)의 금강산 유람기 '한국의 금강산에서'(1927)에 실린 '금강산만물상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노르베르트 베버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초대 총아빠스(대수도원장)의 금강산 유람기 '한국의 금강산에서'(1927)에 실린 '금강산만물상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더불어 보고서는 1908~13년 존속했던 한성미술품제작소(이왕직미술품제작소 전신)가 만든 희소 공예품 및 수도원 대성당에 안치된 김대건 신부의 성해(聖骸)와 관련한 ‘유해증명서’와 ‘성해주머니’ 등도 소개하고 있다.

재단과 선교박물관 간 관계는 각별하다. 앞서 박물관은 2018년 조선 후기 보병의 실전용 갑옷인 면피갑(綿皮甲)을, 올해 2월에는 한국 혼례복 단령(깃을 둥글게 만든 조선시대 관복)을 재단에 기증했다.

지금껏 재단은 총 22권의 실태 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는데, 보고서들은 국내외 국ㆍ공립 도서관과 연구기관에서 열람할 수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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