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1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저격 발언 대열에 동참했다.
나바로 국장은 이날 ABC방송 ‘디스위크’에 출연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의 공보비서라는 새 일을 얻어 기쁘다”고 비꼬면서 “내가 아는 바로는 그의 행정부는 수백만의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중국으로 떠나가게 한 무능 그 자체였다”고 비난했다.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사에서 있어 가장 아름다운 경제’를 건설했다고 칭찬했다.
비난의 화살은 이내 중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실업률이 3.5%에 불과했는데, 이를 중국이 약 30일 만에 끌어내렸다고 강조했다. ‘중국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숨기고 자국민을 다른 나라로 보내 바이러스를 뿌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백신을 이용해 폭리를 취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내세웠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중국 정부의 백신 정보 관련 지적재산 해킹 행태를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나바로 국장은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로 정해진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중국을 한 데 묶어 비판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바이든의 아들 헌터가 중국인에게 10억달러를 가져갔다는 거짓 주장까지도 밀어 부쳤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중국의 오랜 친구’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맞선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문제 삼는 비판 발언을 내놓은 데 대한 반응이다. 지난 16일 미 흑인대학(HBCU) 온라인 졸업식 축하연설을 하던 오바마는 “(코로나19 관련) 많은 관리들이 심지어 자기가 책임자가 아닌 척까지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나바로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위기 대처를 적극 방어하기 위해 오바마, 바이든, 중국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해설했다.
나바로 국장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신뢰를 받던 CDC가 위기 초기에 나라를 실망시켰다. 검사를 관료제에 묶어 뒀고 검사도 나빴다. 그게 (대응에) 방해가 됐다”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