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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계속되는 위기… 1분기 감사 ‘의견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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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계속되는 위기… 1분기 감사 ‘의견 거절’

입력
2020.05.17 19:12
수정
2020.05.18 00:30
17면
0 0

당기순손실 7배 증가… 특단 조치 없으면 생존 위기 우려 커져

쌍용자동차가 올해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대해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위기론이 퍼지고 있다. 사진은 쌍용차의 신형 코란도.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자동차가 올해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대해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위기론이 퍼지고 있다. 사진은 쌍용차의 신형 코란도.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자동차가 올해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대해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

17일 쌍용차의 올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은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했다.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이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쌍용차는 지난 1분기에 매출 6,492억원, 영업손실 986억원, 당기순손실 1,935억원의 실적을 냈다.

쌍용차가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2009년 감사보고서 이후 처음이다. 다만 연간 결산이 아닌 1분기 보고서에 대한 비적정 감사의견인 만큼 당장 쌍용차 주식이 한국거래소(KRX)에서 거래가 중단되거나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 건 아니다.

이번 감사의견 거절은 쌍용차의 최근 경영 상황이 급속히 악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쌍용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손실(278억원), 당기순손실(261억원)이 각각 3.5배, 7배 증가했고 매출(9,332억원)은 30% 이상 감소했다. 올 1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회사는 “지난 2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해외부품 수급 차질로 라인별 순환 휴업 실시 등 생산 차질을 빚은 영향으로 판매와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7%, 30.4%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쌍용차가 자력으로 경영난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을 거란 냉정한 평가가 우세하다. 쌍용차는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으로부터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하며 위기론을 키웠다. 마힌드라그룹은 지난달 초 쌍용차에 대한 2,300억원 투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400억원 수준의 긴급 운영자금만 지원했다.

결국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정부의 지원 등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쌍용차의 생존 위기는 계속될 거란 전망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쌍용차의 차입금은 2,540억원에 이른다. 산업은행에서만 약 1,900억원을 빌렸다. 이 중 운영자금 200억원, 시설자금 700억원 등 총 900억원은 오는 7월에 만기가 돌아온다. 2개월 뒤 당장 산업은행이 900억원을 유예해주지 않을 경우 부도를 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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