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 쉼터 입지 서울→안성 바꿔… 개소식 때만 할머니 4명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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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협, 쉼터 입지 서울→안성 바꿔… 개소식 때만 할머니 4명 참석

입력
2020.05.1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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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ㆍ광주 2곳에 이미 쉼터 운영… 서울서 2시간 거리에 또 건립 의문 

 현대重 기부 당시 “마포에 건립” 정의연 “10억으로 인근 건물 못 사” 

[저작권 한국일보]경기 안성시 금광면에 자리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집 뒷편 컨테이너 박스에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의 아버지 윤모씨가 홀로 쉼터 관리를 하며 상주했다. 사진=김영훈 기자

정의기억연대가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쉼터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의혹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당시 이미 서울 마포구(평화의 우리집)와 경기도 광주시(나눔의 집) 2곳에 쉼터가 운영되는 상황에서 정대협이 추가로 쉼터 건립을 추진한 대목에서 석연찮은 점이 많다. 이미 피해자 할머니 대부분 80대 중반을 넘어선 데다 생존자도 많지 않아 추가로 쉼터를 마련할 필요성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대협은 현대중공업이 건넨 기부금 10억원으로 2013년 11월 경기 안성시 금광면에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만들었다. 윤미향 당시 정대협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숙소는 할머니들의 편안한 사적 공간으로 활용하고 힐링센터는 치유와 재활의 공간으로 사용하겠다”며 청사진을 밝혔다.

하지만 힐링센터는 애초 취지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2013년 11월 개소식 당시 이미 별세한 김복동 할머니 등 피해자 할머니 4분이 참석하긴 했지만 실제 쉼터에 머문 할머니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개소식 참석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길원옥 할머니는 현재 서울 마포구의 ‘평화의 우리집’에서 지내고 있다. 쉼터 인근 주민들도 “매년 여름에 하루 이틀 정도만 할머니들을 봤다”며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쉼터 이용하는 걸 더 자주 봤다”고 말했다. 사실상 ‘공실’로 방치된 날이 더 많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쉼터의 쓸모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정대협은 2016년 하반기부턴 아예 쉼터 매각을 추진했다. 이에 대해 윤미향 당선인은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2015년 한ㆍ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가 발표됐고 여기에 반대하는 싸움을 계속 이어나가느라 힐링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활동가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안성 쉼터가 ‘깜깜이’로 운영됐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정대협을 통폐합 승계한 정의기억연대 홈페이지에선 안성 쉼터와 관련된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정의연 홈페이지에 소개된 쉼터는 서울 마포구의 ‘평화의 우리집’이 유일하다.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해 일을 하는 활동가 A씨는 “언론 보도를 보고 안성 쉼터의 존재를 알게 됐다”며 “2015년 고 김복동 할머니가 미국에 왔을 때 정원 딸린 집을 보고 이런 집에서 살면 좋겠다고 했는데 김 할머니가 개소식 때만 동원되고 실제 이용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정대협이 ‘힐링센터’를 애초 계획한 서울 마포구가 아닌 경기 안성시에 세운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기부금을 낸 2012년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힐링센터는 서울 마포구에 자리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인근에 세워 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협이 2003년부터 운영한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과도 가까운 거리였다. 하지만 이후 장소가 서울 쉼터와 차로 2시간 거리 떨어진 경기 안성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기부 이후 정대협이 사랑의열매(공동모금회)와 상의해 사업 계획을 변경했고 이를 다시 현대중공업에 알려왔다”고 했다. 정의연은 “마포구 박물관 인근에선 10억원으로 살 수 있는 건물이 없어 이사회를 통해 서울 외 지역까지 포함시키기로 하고 부지를 찾아 나서 경기 안성 부지를 최종 선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규민 당선인이 쉼터 거래를 중개한 사실도 뒷말을 낳고 있다. 당시 정대협 대표인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 남편 김모씨는 2012년 자신이 운영하던 지역 언론매체에 "주인을 기다리던 집과 쉼터를 찾던 정대협을 연결해준 것이 안성신문 이규민 대표"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괜찮은 곳은 다 10억원이 넘어 당시 사정을 잘 알던 남편이 주변에 추천을 부탁했고 이규민 당선인도 그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규민 당선인은 당시 자신이 운영하던 신문의 운영위원장직을 겸하던 건설사 대표가 건축한 전원주택을 윤미향 당선인에게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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