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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망언’ 사과한 통합당, 극우 세력과 결별 신호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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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망언’ 사과한 통합당, 극우 세력과 결별 신호탄인가

입력
2020.05.17 20:30
수정
2020.05.17 23:5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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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희생자ㆍ유가족께 죄송” 1년여 만에 당 차원 공식 사과

주호영(왼쪽)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국회 통합당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왼쪽)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국회 통합당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5ㆍ18 민주화운동을 대하는 미래통합당 모습이 1년여 만에 바뀌었다. 대구 출신의 주호영 원내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논란을 일으킨 당내 일부 인사의 5ㆍ18민주화운동 폄하 발언에 뒤늦게 사과했고 당의 유력 인사들은 잇따라 광주를 찾았다. 그간 발목을 잡아왔던 극우 세력과 선을 긋기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통합당의 변화된 모습은 ‘5ㆍ18 망언’에 대한 지도부 차원의 공식 사과에서부터 시작됐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5ㆍ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이틀 앞둔 16일 입장문을 내고 “당 일각에서 5ㆍ18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있어 왔고 아물어가던 상처를 덧나게 했던 일들도 또렷이 기억한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다시 한 번 5ㆍ18 희생자와 유가족, 상심했던 모든 국민께 매우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도 17일 광주 국립5ㆍ18 민주묘지를 찾아 당 내부의 ‘5ㆍ18 망언’에 대해 사과했다. 유 의원은 “5ㆍ18 정신을 왜곡하고 폄하하는 일들이 지난해에도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에 있었다”며 “당이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게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21대 국회가 시작하기 전에 진심을 담아 그런 부분에 사죄 드려야 한다”며 “5ㆍ18역사의 진실을 시간이 지나도 꼭 밝히려는 노력을 우리 통합당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시절이던 지난해 2월 김진태ㆍ이종명 의원 주도로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초청해 ‘5ㆍ18 진상규명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5ㆍ18은 폭동이었는데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이종명 의원), “종북좌파들이 5ㆍ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 만들어내 세금을 축내고 있다”(김순례 의원)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하지만 당 차원의 공식사과는 없었고 이후 김진태 의원은 경고, 김순례 의원은 당원권 3개월 정지라는 솜방망이 징계에 그쳤다. 당은 이종명 의원을 제명할 방침이었지만 1년을 끌다가 미래한국당 당적 이동을 위해 제명 처리했다. 당은 극우 여론을 의식한 황교안 전 대표가 이에 대한 스탠스를 확실하게 잡지 못하면서 오히려 논란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4ㆍ15 총선 참패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주 원내대표는 18일 취임 후 첫 지역일정으로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주 원내대표는 앞서 2017년 바른정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도 함께 불렀다. 올해 기념식에는 당 최고위원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참석한다. 장제원 의원은 17일 국립 5ㆍ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ㆍ18민주묘지에서 고 류동운 열사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뉴스1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ㆍ18민주묘지에서 고 류동운 열사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뉴스1

통합당이 5ㆍ18민주화운동에 전향적으로 다가서려는 움직임은 이를 쟁점화 하려는 극우 세력과의 단절을 위한 첫걸음으로 풀이된다. 5ㆍ18민주화운동에 대한 논란의 불씨는 사실상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도 있어 왔다. 두 전직 대통령은 취임 첫 해를 뺀 나머지 임기 동안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불참해 비판을 받았다. 특히 박근혜 정부 때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로 이에 제동을 걸었던 당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해임 공방까지 벌어졌다. 이에 당시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5ㆍ18민주화운동에 대한 입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당 내부에서는 이날 “5ㆍ18민주화운동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 외연확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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