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대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양호… “1차 무역전쟁 때처럼 타격” 예측도
미국과 중국의 2차 무역 전쟁이 가시화 되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역시 큰 충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한국이 올해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양호한 경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 전쟁이 재발할 경우 이는 실현되지 못할 ‘장밋빛 전망’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17일 OECD에 따르면 4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99.9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의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기업 경기 전망, 주가, 교역조건 등을 바탕으로 산출된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경기 선행지수가 오른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은 이탈리아(95.6)가 2.2포인트 내린 가운데, 미국(97.4)과 일본(98.4)의 경기 선행지수도 0.4포인트씩 떨어졌다.
앞서 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2%로 전망했다. 비록 마이너스 성장이기는 하지만 이는 OECD 회원국의 성장률 전망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방역 성과와 경기대응책 덕분에 경제 충격이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국제기구의 전망처럼 한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부터 순항 국면에 접어들 지는 미지수다.
코로나 19 사태 장기화로 주요국의 경제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 19 책임론을 계기로 2차 무역전쟁을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대다수 경제 전문가들도 “코로나 19 장기화와 미중 무역전쟁 재발 등은 수출 등 대외 교역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는 대형 악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1차 미중 무역 전쟁으로 한국 수출은 이미 큰 피해를 입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한국의 수출은 미중 무역 분쟁 영향으로 9.8% 감소했다. 영국(-6.3%), 독일(-5.1%), 일본(-4.4%) 등을 제치고 전세계 교역 상위 10개국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경제는 심리로 작동되는 부분이 크다”며 “실제로 미중 무역 분쟁의 재점화 여부를 떠나 이를 시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만으로도 투자ㆍ소비 심리는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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