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7일 조기 당직선거(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2선 후퇴 의지를 피력했다. 당의 전면적 쇄신과 차기 리더십 선출을 위한 당 혁신위원회 출범도 제안했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새로운 리더십 선출을 위한 조기 당직선거가 실시될 수 있도록 당대표 임기를 단축하겠다”며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모든 책임이 대표인 제가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위원회는 당 최고 의결기구다.
심 대표의 임기는 2021년 7월까지로 1년 이상 남았지만, 리더십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심 대표는 “남은 기간 당 혁신사업을 뒷받침하고, 총선 이후 닥친 현안과제들이 소홀히 다뤄지지 않도록 공백을 메우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당 쇄신 준비를 맡을 혁신위원회 구성도 제안했다. 당 지도부의 관여를 일절 받지 않는 독립기구인 혁신위원회는 △당 쇄신방안 △발전전략 △포스트 심상정 찾기 등을 논의해 7월 말 열리는 당 대회에 보고한다. 이어 열리는 조기 당직선거에서 차기 정의당 대표가 선출될 예정이다.
정의당이 심상정 체제 쇄신에 나선 배경에는 4ㆍ15 선거 참패가 자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이 선거 이슈를 압도하고, 비례위성정당이 등장해 선거제개혁안을 무력화하긴 했지만, 결국 정의당이 양당체제의 대안으로 부각되지 못했다는 게 4ㆍ15 총선 결과에 대한 정의당의 자체 평가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옹호로 더불어민주당 2중대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도 대안정당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원인으로 꼽힌다.
심 대표는 “이번 선거는 당의 도약이 절실했던 만큼 좌절도 컸던 선거”라며 “그럼에도 9.7%의 정당득표율을 받은 것은 거대양당의 반칙과 횡포에 꺾이지 않은 결단에 대한 국민의 성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어 “정의당은 좌절을 딛고 혁신을 결단하고 과감히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개혁을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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