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경제 여파로 항공주에 이어 은행주까지 대량 매각했다. 16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3월 말 기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보유 지분의 약 84%를 매각했다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한때 골드만삭스 최대주주 중 한 곳이었던 버크셔해서웨이는 1000만주 이상을 팔아치워 현재 190만주가 남았다. 시장가격으로는 약 28억달러(3조4,000억원)에서 약 3억달러(3,700억원)로 줄어든 것이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골드만삭스 주가가 1분기에 33% 떨어진 가운데, 주가 하락세가 시작된 이후 지분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번 지분매각은 버핏이 그동안 선호했던 은행주 비중을 줄이는 신호로 읽힐 수 있어 주목된다. 미국의 금융부문은 미국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당분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장기적 수익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번에 JP모건체이스 지분도 약 3% 줄였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석유업체 필립스66 지분도 전량 매도했다. 지난달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사태가 벌어지는 등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지난 2일 열린 온라인 주주총회에서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1분기 497억달러(약 60조원) 적자를 기록했다면서, 아메리칸ㆍ델타ㆍ사우스웨스트ㆍ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4대 항공주를 전량 매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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