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10% 수준… 중국 압박용
세계보건기구(WHO)에 일시적 자금 지원 중단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분적으로 지원을 복원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단, 지원액을 중국 수준에 맞춰 줄이겠다며 중국에 지원 확대를 압박했다.
미 폭스뉴스는 15일(현지시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트럼프 행정부의 서한 초안을 입수해 이같이 전했다. 5쪽짜리 서한에는 “중국이 분담하는 수준에서 WHO에 자금을 지원하는 데 동의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폭스뉴스는 “과거 미국이 WHO에 지원한 금액은 연간 4억달러에 달했고, 중국 분담금은 그 10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WHO가 여전히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다고 생각하고, 특히 이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이를 발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지원 복원 배경을 설명했다. 또 “중국은 전 세계에 막대한 빚을 지고 있고, WHO에 공정한 몫을 지불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자금 지원을 늘리면 미국도 그 증가액과 일치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썼다. 폭스뉴스는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대통령이 이 같은 초안에 동의했고 곧 서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중국의 허위정보를 확산시켰다”며 해당 사안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WHO의 최대 지원국이다. 이에 WHO는 유감을 표했고 상당수 국가도 미국 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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