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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은 ‘부부의 날’… “다정한 대화 많이 할수록 건강도 좋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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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은 ‘부부의 날’… “다정한 대화 많이 할수록 건강도 좋아져”

입력
2020.05.18 20: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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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쁘다’고 여기는 부인, 가족 대화 소홀

코로나19 사태로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부부간 갈등도 많아지고 있지만 다정한 말 한마디가 가족 건강을 높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사태로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부부간 갈등도 많아지고 있지만 다정한 말 한마디가 가족 건강을 높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배우자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다. 젊은 시절을 지나 인생의 또 다른 시기를 마주한 아내나 남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건 어떨까. 다정한 말 한마디가 가족 건강을 좋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화의 시작은 상대방 공감하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부부 갈등이 많아지고 있다. 부부 사이에 친밀도와 신뢰를 유지하려면 서로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런 노력이 없다면 부부간에 갈등이 생길 때 갈등을 박탈이나 방해로 인해 생기는 부정적인 현상으로만 인식하고 그것을 분노나 적대감으로 표출하게 되면서 부부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부부 사이뿐만 아니라 모든 대화에서 기본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대화를 나와 너의 이야기로 시작하기 보다 두 사람이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 거기서부터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먼 곳’에서부터 대화를 시작하라는 뜻이다.

또한 부부간에도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 부부간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이다. 상대방의 현재 감정이나 기분 상태를 빨리 파악해 대처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부부 사이에 미세한 감정을 놓칠 때가 많고, 이런 상황이 쌓이면 “너만 힘들어?”라는 말이 나오면서 갈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정 교수는 “공감 소통을 위한 부부 대화법의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이 그렇게 느꼈을 때, 나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고 반응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가족과 대화 활발하면 건강 좋아져

가족 간에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건강을 증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내 건강이 좋지 않다’고 여기는 중년 여성은 가족들과 대화도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영식 서울아산병원 김영식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40~75세(평균 57세)인 부부 469쌍(938명)의 의사소통 정도와 주관적 건강 상태, 건강 관련 요인, 과거력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다.

건강상태는 보통 기대수명ㆍ유병률 같은 객관적 지표로 측정돼 왔지만 최근 의학적 진단 여부와 별개로 개인이 느끼는 신체ㆍ정신적 상태인 ‘주관적 건강’이 개인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연구 결과, 가족과 활발하게 의사소통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주관적 건강이 1.9배 좋았다. 50대 이상 중년 여성이 ‘내 건강이 좋지 않다’고 여길 때 가족 간 대화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여성 본인과 남편의 가족 의사 소통 수준이 둘 다 높을 때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여성의 주관적 건강이 좋은 비율이 2.3배 높았다. 남성의 경우 가족과 의사소통 수준과 주관적 건강에 관련성이 없었다.

주관적 건강 상태는 본인의 건강을 △매우 좋다 △좋다 △보통이다 △나쁘다 △매우 나쁘다 등 5점 척도로 평가했다. 개인의 주관적 평가로 측정한 지표인 ‘주관적 건강’은 응답자의 정신건강과 사회경제적 상태를 반영하며, 사망률을 예측하는 지표로 쓰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본인이 만성질환 환자여도 일상생활을 원만하게 하고 있다면 본인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아픈 곳이 없어도 건강을 지나치게 염려하면 건강 상태를 낮게 평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주관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남녀가 각각 다르다는 점도 함께 분석했다. 남성의 경우 음주ㆍ흡연 습관이 주관적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 음주자가 비음주자보다 건강이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2.5배 높았다. 비흡연자는 흡연자보다 2.3배 높았다.

여성의 경우 운동ㆍ당뇨병ㆍ우울증이 주관적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 왕성한 운동을 하면 주관적 건강이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1.9배 높았다. 반면 당뇨병ㆍ우울증이 있는 여성은 주관적 건강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가족 간에 의사소통이 활발하면 서로의 요구를 알아채고 문제 해결에 도와주지만 가족이나 부부간 의사소통이 부정적이면 우울증 등을 앓을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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