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위주의 청산으로 시스템 공천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번 4ㆍ15 총선에 대비해 1년 전 공천 룰을 확정했으며, 공천 과정에서 시종 ‘시스템 공천’을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177석 압승을 거두며 당 일각에선 그 공을 이해찬 리더십과 시스템 공천에서 찾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다시 이 공을 고 노무현 대통령에 돌린 셈이다.
이 대표는 이날 노무현재단의 ‘노무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특별 방송’에 나와 “노무현 정부의 하나의 성과는 권위주의 청산이다”라며 “당권 분리는 이 때가 처음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당의 총재를 겸했던 이전과 달리 권위주의가 사라지면서 당 내 경선이 도입됐다”며 “이때 권위주의가 사라지면서 이번에 (총선에서도) 시스템 공천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또 앞서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화된 힘'을 참여 정부 최대 성과로 꼽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부터) 10년 뒤 (우리 사회가) 광화문 촛불선거, 지방선거, 대선과 총선 모든 것에 대한 정치 효능감 체득을 체득하기 시작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현대 정치 사회의 새로운 주역이 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노 전 대통령과 인간적으로 가까웠던 몇 안 되는 현실정치인이다. 13대 국회에서 나란히 노동위원회에서 활약했다. 14대 총선을 앞두고는 이 대표가 당시 공천 탈락 위기에 몰리자 당시 의원이던 노 전 대통령이 “이해찬 같은 사람을 공천하지 않으면 나도 탈당하겠다”고 시위를 한 일은 유명한 일화다. 2002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노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을 때는 이 대표가 묵묵히 곁을 지켰다. 참여정부에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로 국정을 함께 이끌었다.
이날 특별 방송에서 이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부담감을 늘 안고 있다”며 “정치 인생 중 가장 그리운 사람이다. 총리 권한을 굉장히 존중해주는 대통령, 서민에 대한 진한 애정이 밑바탕에 깔려 있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친구 같았고 동지 같아서 더 그립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노 전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어주길 바란다는 점도 당부했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여러 가지 가치와 정책들이 내용상으로는 노 전 대통령이 추구한 것과 방향에서 큰 차이는 없다. 노 전 대통령이 깔아놓은 방향, 철학이 문 대통령 때 와서 어느 정도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 성과를 가지고 앞으로 발전을 시키면 한국 정치사의 지형이 바뀔 것”이라고 희망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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