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영 악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도산한 첫 사례가 나왔다.
15일 일본 민간 신용조사업체인 ‘데이코쿠(帝國)데이터뱅크’에 따르면 도쿄 증시 제1부에 상장된 의류업체 ‘레나운’이 민사재생법 적용(파산)을 도쿄지방법원에 신청했다. 도쿄지법은 이날 채권자이자 자회사인 레나운 에이전시 명의로 접수된 신청을 받아들여 관재인을 선임했다.
레나운은 1947년 설립된 옛 ㈜레나운이 2004년 ㈜더반을 합병해 출범한 회사다. 업체는 일본에서 3월부터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매출이 감소해 경영난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레나운의 3월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5% 줄어 반토막이 났고, 주력 판로인 백화점 휴업이 본격화한 지난달에는 무려 81.0%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산 신청 당시 부채 총액은 138억엔(약 1,500억원)이나 됐다.
데이코쿠데이터뱅크는 “레나운은 2017년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계속 적자를 이어오던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도쿄증시 상장기업이 도산한 건 올 들어 처음이다. 데이코쿠데이터뱅크는 이날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을 중단하거나 법적 절차를 밟는 업체가 일본 전역에서 152곳에 달해 추가 도산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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