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끔 찔끔 등교 연기에… “9월 학기제 하자” 커지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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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끔 찔끔 등교 연기에… “9월 학기제 하자” 커지는 목소리

입력
2020.05.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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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교육감 “학생 중심 생각, 도입 필요성 커져”

소요비용 12년간 10조… 교육부 재차 “검토 안해”

스승의날인 15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부산 부산진구 성북초 교실을 찾아, 긴급돌봄 교실에 나온 학생들을 보며 미소 짓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확산일로를 걸으면서 ‘9월 학기제’ 도입 목소리가 또 다시 커지고 있다. 지역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세계 표준에도 맞출 겸 전체 학교급의 새 학기를 3월이 아닌 9월에 시작하자는 주장이다. 정부는 이미 학기가 시작한 점,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9월 학기제 도입에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학기제 변경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9월 학기제 도입 목소리는 고3 등교를 이틀 앞둔 지난 11일, 등교가 다시 한 번 연기 되면서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앞서 네번이나 미뤘던 등교를 또 1, 2주씩 연기할 바에야 학기제 변경과 같은 장기적이고 획기적인 변화를 논의하자는 것이다. 실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지난 14일 한 방송 토론에 출연, 9월 학기제 도입에 찬성 의사를 피력했다. 이 교육감은 “수능이 연기됐지만 사실상 등교수업을 하면 모의고사부터 각종 수행평가까지 20일에 한 번씩 시험이 몰려 있다”며 “학생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새로운 발상의 전환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9월 학기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과 대조를 이뤘다.

현재 교육부가 9월 학기제 도입에 반대하는 데는 이미 온라인 개학으로 학사 일정을 개시했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등교만 하지 않았을 뿐, 각급 학교가 지난 4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4월에 이미 개학을 했는데, 이제 와 9월 학기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교육부 스스로 원격수업이 정상수업이 아니라고 자인하는 것이어서 교육부가 주도하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5일 “우리는 이미 개학을 했고, 원격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9월 학기제에 대한 검토보다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가능한 등교수업을 준비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9월 학기제가 검토됐을 때는 예산 부담, 사회적 혼란 등 ‘현실론’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2014년 공개한 ‘9월 신학년제 실행 방안’에 따르면, KEDI가 제시한 가장 유력한 9월 학기제 도입 방식을 따를 경우 소요 비용만 12년간 약 10조원에 달했다. 초등학교 입학을 3월에서 9월로 6개월 앞당기는 방식으로, 천문학적인 교원증원ㆍ학급증설 비용 투입이 예상됐다.

9월 학기제가 도입되면 대학 교육, 고용 시장 등 사회 전반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오게 된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9월 학기제는 교육 제도뿐만 아니라 관련 법제, 정부 정책 시스템 등 모두 바꿔야 해 사회 저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며 “정부가 지금 와서 추진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도 “9월 학기제의 정책 효과와 장ㆍ단점을 면밀히 검토해서 추진하는 게 아니라, 감염병 때문에 학사 일정을 9월로 옮기는 것은 정책적 정당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선 긋기에도 교육계 안팎에선 9월 학기제 도입과 같은 장기적인 대책 마련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지금 등교해도 이전과 같은 수업이 불가능하다”며 “교육부가 수업일수, 대학입시 예고제를 뛰어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KEDI 연구에서는 한 해에 겹치는 학년이 발생해 막대한 비용이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모든 학년이 6개월 늦어지는 상황이라 비용이 훨씬 줄어든다”며 “여름이 돼도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의견을 고려하면, 서둘러 9월 학기제 도입 등 장기적인 학사 일정과 교육과정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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