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은 지구촌의 결혼 풍경도 바꿔 놓았다. 신랑과 신부는 물론 웨딩마치를 연주하는 이들도, 혼인 서약을 받는 신부도 당연한 듯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식장에선 떠들썩하게 축배를 들던 하객들의 모습도 보기 어려워졌다. 그나마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각국이 이동제한 등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결혼식이라도 열 수 있어 다행이다.
이동제한명령이 완화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지난 8일 치러진 결혼식은 신랑 신부의 부모와 가장 가까운 친구 1~2명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다른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결혼식을 지켜봐야 했다. 지난 4월 인도 뭄바이에서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가족과 친지들이 온라인 화상을 통해 각자의 집안에서 축하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여러 사람이 모일 수 없다 보니 호텔이나 교회 대신 시청, 법원 등 공공기관의 사무실이 결혼식 장소로 활용되고, 신랑과 신부가 자동차에 앉아 혼인 서약을 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도 등장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게인스빌에서는 14일 하루 47쌍의 신혼부부가 가정법원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결혼식을 치렀다. 몇몇 신혼부부는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은 채 자전거를 타고 오기도 했다.
시청 사무실에서 반지 교환이나 서류 등록에 사인을 하는 등으로 단출하게 결혼식을 끝내는 젊은 부부들도 적지 않았다. 비록 많은 사람들의 축복과 떠들썩한 분위기는 볼 수 없지만 그들의 뜨거운 사랑을 코로나19는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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