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계의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수출량이 전년 대비 44.3% 감소했고, 생산량도 22% 이상 줄었다. 일부 부품업체는 가동률이 30%까지 떨어져 회사 존립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4.3% 감소한 12만3,906대, 생산량의 경우 22.2% 줄어든 28만9,515대로 집계됐다. 내수 판매량만 16만7,375대로 지난해 4월보다 8.0% 증가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각국의 '이동제한조치', 공장 폐쇄 등의 영향으로 모든 지역 수출물량이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북미 수출 실적이 28.2% 감소했고, 유럽연합(EU)도 25.1% 감소세를 기록했다. 동유럽(-55.9%), 중남미(-80.6%), 아프리카(-62.5%), 오세아니아(-65.7%), 아시아(-62.1%) 등 신흥국에는 반토막 이상의 수출 감소가 나타났다.
국산차 업체 중 수출 감소가 가장 컸던 곳은 르노삼성차였다. 닛산 '로그'의 미국형 모델 위탁생산이 지난 3월 끝나면서 전년 동월 대비 72.5% 줄었다. 기아차(-51.8%)와 쌍용차(-60.3%)도 해외 판매점 영업중단, 현지 재고조정 등으로 수출량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팰리세이드 등 신차 수출 호조에도 아반떼, 투싼 등 주력 제품 수요 위축으로 38.7% 감소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은 생산량 감소를 불러왔다. 실제 현대차 울산공장(8일), 기아차 소하리ㆍ광주공장(6일) 등이 수출 물량 재고 관리를 위해 임시 휴업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생산량이 지난해 4월보다 17.1%, 기아차의 경우 25.3% 줄었다. 한국GM(-25.7%), 쌍용차(-51.7%), 르노삼성차(-11.7%) 등도 일제히 생산량 감소를 나타냈다.
코로나19의 부품업계 피해는 더욱 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가동률은 평균 6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2차 협력업체의 경우 가동률이 최저 30%까지 떨어졌다.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매출 하락도 불가피했다. 1차 협력사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최대 50%, 2차 협력사는 최대 60%까지 급감해 경영유지도 어려운 상황으로 나타났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우리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수요절벽과 공장 가동중단 및 매출감소로 큰 위기에 처해 있다”며 “현장 유동성 적기 공급은 물론 특히 해외공장이 원활하게 가동될 수 있도록 해외 현지법인 금융특별대책 마련과 출장지원 등 특단의 대책시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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