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 인사를 다니는데, 부산 연제구 주민들께서 많이 아쉬워하시죠. 눈물을 보이시며 ‘다음에는 반드시 성과를 내자’ ‘이기자’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4ㆍ15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오히려 당선자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인물, 바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입니다. 2016년 총선, 보수의 텃밭인 부산에서 장관 출신의 재선 의원을 꺾은 이변의 흙수저 변호사였던 그는 이후 ‘조국 사태’ 등 중요한 정치적 국면에서 주류와 다른 의견을 밝혀 당 내 쓴소리의 상징이 됐죠.
이번 총선서 재선 고지에 오르지 못했지만 ‘제2의 김해영’이 21대 국회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이유일 겁니다. 의정활동을 마무리하며 한국일보와 만난 김 의원은 낙선의 책임을 자신의 ‘쓴소리’로 돌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본질적으로는 후보인 제가 부족했다”고 봐야겠죠. 그러면서도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대표로서 양심에 따라서 의정 활동을 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어요. ☞관련기사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5071113726656?did=DA&dtype=&dtypecode=&prnewsid=
김 의원의 쓴소리에 모두가 박수를 보낸 건 아니었습니다. 일부 민주당 지지자로부터의 맹비난과 공격에 시달리기도 했어요. 김 의원은 “건강한 조직, 정당이라면 20~30% 당원들의 목소리도 대변할 수 있는 당 소속 국회의원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부담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데요. 그는 “조직의 일원으로서 당의 주류와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은 사실은 매우 부담스럽고 가능하면 안 하고 싶은 일”이라고 털어놓기도 했죠.
낙선 이후로도 김 의원은 여전했습니다. 총선 대승의 여흥이 가시지 않았던 지난달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은 “주류에 편승하기 위한 침묵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자를 강하게 견제하고, 사회적 약자를 낮은 자세로 섬기는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고 나섰죠. 15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회계 부정 논란에 휩싸인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 윤미향 당선자에 대해 “기부금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관련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장한 초선’ 김 의원은 이제 4년간의 의정활동에 마침표를 찍고 국회를 떠나게 됐습니다. 그의 못 다한 마지막 쓴소리, 함께 들어보실까요.
김용식 PD yskit@hankookilbo.com
김동현ㆍ전효정 인턴 PD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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