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들의 ‘인생의 봄날’ 돌려 드리고파” 시골의 밥상 기록한 신규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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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들의 ‘인생의 봄날’ 돌려 드리고파” 시골의 밥상 기록한 신규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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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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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양반, 밥 먹고 가!’ 출간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

신규철 원장이 경기 양평군에서 평생 남한강 어부의 아내로 산 한 할머니의를 진찰하고 있다. 신규철 원장 제공

“시골 어머님들의 정성 가득한 밥상을 혼자 차지하긴 너무 아깝더라고요.”

서울 강남의 정형외과 의사가 산간오지 의료봉사를 하면서 맛 본 음식들과 그것들을 차려 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 지난 11일 ‘의사 양반, 밥 먹고 가!’를 출간한 신규철(58) 제일정형외과병원장. 신 원장은 “열악한 의료환경 지역에 봉사를 나섰다가, 오히려 내가 치유를 받고 왔다”며 “이 소중한 경험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의사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척추성형술(골시멘트 보강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척추 전문의다.

신 원장은 의료 봉사를 마치고 얻어먹은 거친 음식 맛을 잊을 수 없다. 그는 “어머님들의 정성이 가득한 각 지역의 제철 음식들을 먹는 동안 내가 치료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도시 생활에서 지친 심신이 봉사를 하는 동안 치유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

책은 지난 5년 동안 전국 산간오지에 사는 노인들을 치료하면서 느낀 소소한 기억들의 기록이다. 병원 진료일인 주중 하루를 완전히 비워야 하는 탓에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르는 일이었지만, 멈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시골에서 만날 어머님들 때문이다. 신 원장은 “병원이 멀고 경제적으로 사정의 여의치 않은, 그분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게 바로 척추 질환”이라며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그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산간오지의 많은 노인들은 초기 대처가 미흡해 필요 이상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의사라는 직업을 향해 ‘묻지마’식으로 달려들고 있는 요즘, 또 그는 선배의사로서 직업윤리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신 원장은 “아픈 사람을 고친다는 점에서 의사의 기본 직업윤리는 봉사”라며 “이번 코로나19 때도 많은 의사들이 그랬지만, 더 많은 의사들이 낮은 곳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횡재수한 의사다. “봉사도 하고, 정성껏 준비된 특식도 먹고, 이런 횡재가 어디 있을까요?”

사람 병 고치러 갔다가 그 자신이 치유를 받는, 설명하기 힘든 상황을 반복해서 접한 그의 봉사 활동은 장학 분야에서 탄력이 붙고 있다. 지역 출신 학생들에게 더 많은 배움의 기회를 주기 위한 장학사업이다. 2007년 경기 여주시 산북면, 강원 횡성군 서원군과 1사 1촌을 맺고 꾸준히 기부해 누적 금액이 1억원을 넘는다.

그는 이 책을 ‘치유 에세이’라고 했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봉사의 의미를 한번 더 되새긴다면, 또 그 봉사라는 ‘의사’를 통해 더 많은 봉사자들이 치유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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