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1분기에 4,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적자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충격에 이어 두산중공업 등의 구조조정 비용 부담이 겹쳐지면서다. 두산은 결국 1분기 주주 배당도 포기했다.
두산은 1분기 연결기준 순손실이 3,799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2018년 4분기 순손실(5,249억원) 이후 최대 적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549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또한 뒷걸음질쳤다. 1분기 매출액은 4조4,271억원으로 1.2% 줄었고 영업이익은 909억원으로 74.4% 급감했다.
두산의 실적 악화는 두산중공업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모회사인 두산 실적에 이미 반영됐지만 막대한 적자를 낸 탓에 이날 구체적인 수치 공개를 늦춘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두산중공업의 별도 영업손실은 1,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두산중공업의 실적은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두산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1분기 배당 포기를 의결했다. 코로나19로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예정했던 배당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두산은 “현재 국내외 금융시장의 상황, 향후 금융·실물 경제의 불확실성 및 사내재원 유보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1분기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두산은 그 동안 분기별로 250억여원의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왔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1,004억원의 배당을 시작으로 2018년 1,024억원, 작년 1,000억원 등 해마다 1,000억원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한편, 두산 이사회에선 이날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말 3조원 규모의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을 확정해 채권단에 제출했다. 채권단이 기존 1조6,000억원에 더해 8,000억원을 추가 지원하는 대가다. 두산그룹은 당초 매각 또는 유동화가 가능한 모든 자산을 대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두산솔루스와 두산타워 매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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