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도 휴식기에 들어가며 지상파 3사 공개 코미디가 모두 물러났지만, 개그맨들은 자리를 옮겨 웃음을 전해주며 공개 코미디의 내일을 기다리고 있다.
14일 오후 KBS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개그콘서트’의 휴식기, 즉 잠정 종영 소식을 알리며 그 이유로 “달라진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의 변화, 그리고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를 들었다. ‘개그콘서트’가 21년 만에 휴식기를 갖게 됨에 따라 KBS도 MBC, SBS에 이어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자리를 빼게 됐다.
이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해주는 지상파 프로그램의 포맷은 MBC ‘개그야’, SBS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와 ‘개그콘서트’ 등 공개 코미디에서 버라이어티 및 관찰 예능으로 완전히 교체됐다. KBS2 ‘스탠드업’ 역시 여러 코너를 선보이기보다 토크 중심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공개 코미디와는 결을 달리 한다.
공개 코미디와 함께 했던 지상파 공채 개그맨들의 자리도 달라졌다. 버라이어티 및 관찰 예능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웃음을 전해주는 게 가장 정석적인 길이지만, 배우와 가수들이 함께 출연하는 예능 속 개그맨의 티오는 공개 코미디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그래서 많은 개그맨들은 유튜브로 영역을 넓히는 길을 택했다.
실제로 최근 인기를 모으는 유튜브 채널 가운데 ‘동네놈들’의 안진호 정재형 최부기는 ‘웃찾사’ 출신이고, ‘폭소바겐’의 박형민 정승우는 SBS 공채 개그맨으로 활동했으며, ‘8216(팔이십육)’으로 뭉친 문세윤 최성민 황제성도 현직 개그맨이다. 이외에도 많은 개그맨들이 이름을 내건 채널을 오픈하고 콘텐츠를 제작한다.
‘개그콘서트’ 출연진도 당분간 유튜브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S는 이번 공식입장 말미에 “출연자들은 휴식기 동안 KBS 코미디 유튜브 채널인 ‘뻔타스틱’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코미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이 아니더라도 웃음을 전해주기 위한 플랫폼을 공지한 것이다.
또 다른 길은 tvN ‘코미디 빅리그’와 코미디TV ‘스마일킹’ 등 비지상파의 개그 방송이다. JTBC는 서수민 PD의 ‘장르만 코미디’ 편성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현재 ‘코미디 빅리그’에는 박나래 이국주 등 인지도 높은 출연자뿐 아니라 많은 신예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스마일킹’에도 다양한 세대의 개그맨들이 함께 하고 있다.
많은 개그맨들은 유튜브 등지에서 꾸준히 웃음을 전해주면서 최근의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트렌드의 변화는 지상파 3사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부재를 만들었지만, 개그맨들은 충분히 그 변화에 발 맞출 수 있다. ‘개그콘서트’가 21년 간 이어져 오면서 각종 유행어와 스타를 탄생시키고 큰 웃음을 전해줬다는 점에서 공개 코미디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KBS가 ‘개그콘서트’의 잠정 종영을 “새로운 변신을 위한 휴식기”로 표현한 만큼 공개 코미디의 ‘내일’이 조금 더 명확해지길 소망해본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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