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한 인천 정신요양병원, 종사자ㆍ환자 등 236명 모두 음성 판정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주점을 방문한 다음날 병원에 입원한 20대 남성이 “아들이 이태원에 다녀왔다”는 어머니의 신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아들의 이태원 방문 사실을 그냥 넘어가지 않고 당국에 곧바로 알린 행동이 병원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집단 감염 가능성을 차단한 셈이다.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동선을 속여 추가 확진자와 접촉자를 늘린 인천 102번 확진자(25세 남성)와 비교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3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확진자가 자신의 동선을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천 101번 확진자 사례를 언급했다. 박 시장은 “이번에 정신병원에 입원하신 분 중에 확진자가 나왔다”며 “이 분은 입원 시 무증상이었는데, 이 환자의 어머니가 병원으로 전화를 해서 ‘우리 아들이 이태원에 갔는데, 조사해달라’고 말해 조사를 하니까 이분이 확진자더라”라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인천 101번 환자 A(21)씨는 이달 5일 지병 치료를 위해 인천 서구의 한 정신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전날인 4일 이태원의 한 주점을 찾았던 A씨는 나흘 뒤인 8일 어머니에게 이태원 방문 사실을 알렸고 어머니는 숨기지 않고 곧바로 병원에 연락해 사실을 알린 뒤 검사를 받게 했다. 이날은 경기 용인시 66번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에서 추가 감염이 잇따라 정부가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날이다. 다음날인 9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A씨는 인천의료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방역당국은 A씨가 입원했던 병원의 외래진료를 중단시키고 출입도 통제했다. 이어 입원 환자 178명과 종사자 58명 등 236명에 대해 검체 검사를 진행했고 다행히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박 시장은 “어머니의 신고가 없었다면, 며칠 지나서 바이러스가 증폭됐으면 환자들이 다 감염되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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